러 외무, 18일(현지시간) 사우디 종전·평화협상 앞두고 발언
"과거 소련시절 자국 영토…영토 타협 불가" 못 박아
"유럽 전쟁 지속 바래…협상 테이블에 앉을 이유 없어"
우크라·유럽 패싱 우려…유럽 정상들 18일(현지시간) 회동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미-러 종전 및 평화협상을 앞두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영토 양보도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점령 영토에 대한 타협이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 영토 약 20%를 점령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곳의 영토 양보는 과거 소련 지도부가 소련(USSR·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협상 중에는 영토 타협에 관한 생각조차 떠올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참여하기 직전 나온 것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정책 고문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고귀 관리급과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종전 협상에 참여할 의향이 있지만, 점령 영토 유지 및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날 로이터에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무 조건에서나' 협상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가 모든 땅을 되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모든 땅을 회복할 가능성은 작다"라고 언급했으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2014년 전 영토를 회복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주권을 가진 독립 국가다. 우리 법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인정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종전 협상 조건으로 안보 보장을 위한 나토 가입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당사국 간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동맹국 또한 종전 협상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에서 JD 밴스 미 부통령을 만난 후 사우디아라비아 회담에 우크라이나가 초청받지 못했으며,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가 같은 입장에 협의하기 전까지 러시아와의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유럽이 우크라이나 휴전 회담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유럽 국가)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무엇을 할지 모른다"며 "그들이 전쟁을 계속할 생각을 하면서 갈등을 동결하자는 교묘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거라면, 왜 그들을 초대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사우디 회담이 미-러 관계 복원 및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의 사전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평화 유지군을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유럽 지도부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담을 열어 휴전을 위한 유럽의 역할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