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것"…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정부에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재개하도록 지시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과 영국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하면서 "우리는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것이다. 종이 빨대는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이 빨대를 여러 번 써봤는데, 가끔 깨지고 터지기도 한다"며 "뜨거우면 오래가지 않는다. 몇 분, 때로는 몇 초.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연방 조달을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목표를 뒤집는 것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의 증가가 바다와 지역 사회를 오염시키고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에도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음 주에 바이든의 종이 빨대 추진을 끝내는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종이 빨대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재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TRUMP) 브랜드의 빨간색 플라스틱 빨대를 10개에 15달러(약 2만1800원)에 판매했는데, 그가 비판하던 '진보주의적' 종이 빨대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빨대의 수는 연간 5억 개로 추산된다. 다만 해당 수치는 논란이 있어 실제는 그 절반일 수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시애틀, 워싱턴, 캘리포니아, 오리건, 뉴저지 등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하거나 기업이 고객이 요청한 경우에만 제공하도록 하는 규칙을 채택했다.

유엔에 따르면 매년 4억60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 이들은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 형태로 바다로 유입돼 다시 물, 공기, 음식을 통해 인체에 투입된다.

종이 빨대 역시 폴리플루오로알킬(PFAS)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영구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PFAS는 수십 년 동안 남아 물 공급원을 오염시키고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