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재건해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 것"
피난간 팔 주민들에 "가자에 돌아와서는 안 돼"
"미군 배치 배제 안 해"…장기 소유 가능성 시사
중동 국가 우려…"강제 이주 시 분쟁 확산 위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take over)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에서 18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키고 미국이 장기 소유권을 가지고 지역을 재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take over)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가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기타 무기의 무력화를 책임지고 땅을 다지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쟁으로 피난을 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자지구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가자지구에서는 살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대체 지역이 필요하며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곳에 정착시킨 후 미국이 소유한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비에라'(Riviera)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을 가리키는 지명으로, 고급 휴양지, 부유층이 찾는 럭셔리한 관광지를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적 수준으로 이 지역을 재건할 것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을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이 이곳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미국의 장기적 소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상황에 맞춰 필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이번 주 가자지구 주민들의 회복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과 재건 물자를 대규모로 공급하려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AP통신은 "트럼프의 대담한 발언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불안정한 휴전을 연장하고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다음 단계 협상을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변 중동 국가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킬 시 중동의 안정을 해치고 분쟁을 확산시킬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두 국가 해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