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외원조기구 USAID 인원 대폭 감축·국무부로 통합 추진

미국 정부의 해외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가 인력을 대폭 감축하고 국무부 산하에 통합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국제개발처는 해외에서 미국의 이익을 책임 있게 증진한다는 본래 사명에서 오랫동안 벗어나 있었고, 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핵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 매우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USAID의 활동을 통제하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 장관을 국제개발처 처장 대행으로 임명했다"며 "루비오 장관은 의회에 USAID의 해외 지원 활동을 검토하고 잠재적인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USAID를 평가하고 그것이 미국 우선주의와 국무부의 노력에 부합한지 확인할 것"이라며 "미국 시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그들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중남미를 순방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엘살바도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USAID에 대한 좌절감은 상원의원으로 있을 때부터 느꼈다"며 "국무부의 정책 지시에 전혀 반응이 없는 단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인준 청문회에서 우리가 지출하는 모든 자금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한 바 있다"며 "USAID는 이를 무시하고 국익과 별개로 국제 자선단체로 활동해 온 전력이 있다. 이는 기부자의 돈이 아니라 미국 시민들의 세금"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USAID는 독립적인 비정부기구(NGO)가 아니다. 납세자의 세금을 지출하는 기관이며, 법령에 명시된 바에 따라 대통령, 국무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부터 받은 지시에 따라 이를 지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십년 간 시민들은 USAID를 개혁하려고 노력했지만 정부는 개혁과 협력을 거부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멈추고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신설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USAID는 범죄 조직. 이제 죽어야 할 때"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USAID에 대해 "일부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운영하는 기관이 엄청난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며 "오래 전에 없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의 USAID 본부 직원들은 이날 본부로 출근하지 말라는 이메일 통보를 받았다. 본부 건물에는 노란색 폴리스라인과 함께 경찰이 배치돼 출입 통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USAID는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 시절 국제사회의 기아, 전염병, 빈곤, 교육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약 1만명의 직원과 400억 달러(약 58조 원)의 예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120개국에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