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中에 이익 가져다 줄 것"
NYT "더 많은 국가가 中과 경제적 관계 심화할 것"
◆…중국 광둥성 선전의 얀티안 항구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겨냥한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글로벌 무역 질서가 교란되면서 결국 중국에 유리하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개방적 투자와 자유 시장을 중시했던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 질서가 무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는 25%,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일각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이번 행정부의 경제 참모들이 관세를 협상 도구로만 사용하거나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관세 정책에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언한 대로 즉각적 조치를 통해 예상보다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며 전 세계를 겨냥한 충격을 예고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자동차 부품부터 아보카도까지 광범위한 품목을 타격할 예정이며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경고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애쉬워스는 "이번 관세와 향후 추가 조치로 인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빠르고 규모도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받을 타격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더 이상 '멍청한 국가(Stupid Country)'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관세의 범위와 수준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보복 조치에 따른 무역 긴장 심화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보복 관세 조치를 선언하고 나섰으며, 중국 또한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교란되면서 미국 중심의 질서가 중국에 유리하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토연구소의 경제학 및 무역 담당 부사장인 스콧 린시콤은 "대통령이 단 한 번의 서명으로 30년 넘게 유지되어 온 북미 공급망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다면, 왜 외국 정부가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정치적 자본을 소비할 의향을 가지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국제 상거래에 던지는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결국 중국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세 부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 같은 조치가 더 많은 국가로 하여금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심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미국의 공급망 혼란과 트럼프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투자 축소가 궁극적으로 중국에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학부의 조나스 나임 교수는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과 동맹국 간의 균열을 유도할 방법을 찾고 있었으며, 미국의 동맹국을 겨냥한 관세는 이를 훨씬 쉽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