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당초 지난해 두 생보사 자회사 편입 완료 예정...예기치 못한 사태로 지연
금융당국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 평가등급 3등급 이하 나오면 '물거품' 될 가능성 커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한 가운데, 당국은 절차에 따른 신중한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오전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양 생명보험사에 대한 인수승인 절차 상황을 묻는 질문에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등) 절차에 따라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심사라는 의미는 시기라든가 검사 결과 등급 등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기한이 60일이란 얘기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 예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동양·ABL생명 인수를 위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관련해 우리금융은 앞서 지난해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는 그간 우리금융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비(非)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각사 로고 합성］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지난해 다수의 보험사를 인수대상으로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작년 5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면서 급물살을 탔고, 6월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독점적 협상지위를 확보하고 실사에 돌입했다.
인수지분과 가격은 동양생명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이며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인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실사 기준일인 2024년 3월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 대형 보험사로서 2023년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3000억원 규모를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고, ABL생명은 업계 9위 중형 보험사로서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익 800억원 규모를 시현했으며 특히 자산운용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양 생보사 인수를 지난해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이 연루된 거액의 부당대출 사건으로 금융당국의 검사가 길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당국(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발표는 이번 달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2월초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의 내란 국정조사, 정부 업무보고 일정,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다음 달로 미뤄졌다.
인수 계약 체결 당시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필요절차를 거쳐 동양·ABL생명 두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지난(2024년) 8월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가 완성되며 계열사 간 연계영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건은 금융당국 정기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다. 즉 경영실태 평가등급에서 3등급 이하가 나오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물거품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게 지배적이다.
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금융사지배구조법' 명시되어 있는데,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의하면 우리금융이 종합평가등급 2등급 이상을 받아야 동양·ABL생명 두 생보사를 자회사로 편입 가능하다.
현재 우리은행 대규모 부당대출 사고 등 이슈가 많아 우리금융으로서는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 예단하기 않겠다"라고 한 발언이 무겁게 느껴지는 대목이 될 수도 있다는 금융 전문가의 의견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