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19일(현지시간) 사망한 민권운동가 마커스 가비 등 5명을 사면하고 2명에 대해 감형했다.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두 번째 기회에 대한 약속을 바탕으로 세워진 나라"라며 "나는 미 역사상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개인 사면과 감형을 내려 그 약속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사면권을 행사해 5명의 개인을 사면하고, 반성과 갱생의 여지를 보여준 2명에 대해서는 감형할 것"이라며 "이들은 지역사회를 개선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면 대상에는 지난 1940년 사망한 민권운동가 마커스 가비(1887∼1940)가 포함됐다. 가비는 1914년 최초의 흑인 소유 해운 회사를 설립하고 '유니버설 흑인 개선 협회'를 창설했다. 그는 1923년 우편 사기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후 사면이 발표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가비에 대한 판결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폭력적 마약 범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돈 스콧 버지니아 하원 의장(민주당)에 대해서도 사면 조치를 내렸다. 스콧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학생으로 체포돼 버지니아 405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하원 의장으로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여정은 정신적 회복력과 두 번째 기회의 변혁적인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1998년 비폭력 마약 범죄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총기폭력 예방 운동가 대릴 챔버스, 2001년 비폭력 마약 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이민자 커뮤니티 운동가 라비 라그비르, 1994년 비폭력 마약 범죄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형사정의 옹호 운동가 켐바 프라디아가 사면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2명의 개인을 감형해 2월18일에 형기가 끝나도록 했다.
1990년대 후반에 저지른 범죄로 111년형을 선고받은 로빈 피플스와 1987년~1993년에 저지른 범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미셸 웨스트가 감형 대상이다. 백악관은 웨스트의 사건이 시민 운동가 및 동료 수감자, 의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ABC는 "지난 몇 주 동안 임기 막판에 바이든 대통령은 수천 건의 사면 조치를 발표했다"며 "사면은 대부분 비폭력 범죄자에 초점을 맞췄고, 사형수를 종신형으로 감형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불법 총기 소지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해서도 사면 조치를 내린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