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4년만에 복귀하면서 세계 질서에 큰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4년 만에 복귀하면서 세계 질서에 큰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과 발언을 통해 미국 외교 정책의 큰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는 당선인은 캐나다, 중국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그린란드를 매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파나마 운하를 다시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1기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반복될 가능성과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 또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동시에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줄이고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을 통해 전쟁을 조속히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유럽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그의 의도가 깔려있다.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국방비 증액 요구가 그 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에 들이는 미국의 노력도 줄이려 하고 있다. 최근 그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압박을 가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는 정상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차기 행정부 인사 지명으로 비추어 보아 이란에 대한 제재는 다시 강화되고 중국과의 대립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중·대이란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근본적인 외교 정책 재편을 통해 미국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전략적 약점을 없애려한다.
아울러 그의 최측근으로 떠오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영국과 독일 정부에 영향력을 가하며 극우파 연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공화당이 장악한 미 상원과 하원이 이 같은 트럼프의 정책을 실현할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국제질서에 대한 그의 비전은 더욱 신속하게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가디언 외교 편집자는 기고문을 통해 "서방 동맹국들은 트럼프의 귀환에 대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지 못한 채 최선의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취임 첫날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거나 대규모 추방을 시작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캐나다, 중국, 멕시코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첫 번째 타겟으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계 무역전쟁도 예고된다.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의 치에티지 바즈파이 연구원은 "동맹국들은 트럼프 1기처럼 유화, 회복력 강화, 보복 등의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트럼프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1500억달러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3단계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멕시코 또한 공통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또한 보복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려한 것보다 부드러운 정책 접근 방안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16년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했지만, 결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는 선에서 타협을 봤으며 2018년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액화가스와 대두 구매를 증가시키는 조건으로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피할 수 있었다.
윈투어 편집자는 루비오 국무장관,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 인사 지명자들의 견해보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결국 늘 묻는 말 '나에게 이득이 무엇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짚었다.
스스로를 '관세맨'이라 칭하며 관세를 협상의 도구로 삼아 미국의 국익을 증대시키겠다고 선언한 트럼프가 돌아왔다. 이제 각국의 운명은 그 국가의 협상력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는 "트럼프가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동맹국들이 그와 어떻게 대처하고 협력할지에 따라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