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단 2석 지켜낸 국세청.. 승진의 영광은 누구에게?

혼돈의 정국 속에 국세청 고위공무원 인사가 일단락됐다.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1급 인사(부산지방국세청장)를 포함, 대부분의 자리가 정상적으로 채워지며 큰 혼란 없이 새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고공단 자리 중 공석은 본청 납세자보호관 자리 1석. 개방형 직위로, 공모를 통해 곧 외부인사가 수혈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고위공무원 승진' 인사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김동일 부산지방국세청장과 박수복 인천지방국세청장이 퇴직하면서 현재 고공단 2석이 비어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고위공무원 파견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우여곡절 끝에 5자리 모두 유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승진 TO 2석을 지켜냈다는 이야기다.

국세청 안팎에선 이태훈 국세청 인사기획과장(73년·경남사천·고려대·행시46회)을 승진 1순위로 꼽고 있다. 국세청 핵심 과장이라 할 수 있는 세원정보과장, 감찰담당관, 인사기획과장을 연거푸 역임한 인물로, 특히 인사기획과장을 2023년 1월부터 2년간 맡아왔다. 이변이 없는 한 승진 후 파견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한 자리는 예측이 쉽지 않다. 다만, 최근 있었던 전보 인사에서 새 보직을 받은 이들은 승진 경쟁에서 멀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하면 바로 파견을 가든, 직위에 맞는 자리로 인사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 부이사관으로 승진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인물들도 유력승진 후보로 꼽긴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그런 가운데, 매번 '다크호스'로 평가 받던 윤성호 서울청 납세자보호관(70년·전북군산·서울대·사시44)의 승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 납보관은 국세청 사상 첫 사법고시 출신 부이사관으로 지난 2022년 11월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사시에 합격, 국세청에 입문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중부청 감사관에 이어 서울청 납보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서글서글한 인품과 실력을 동시에 갖춰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행시 출신인 이성글 서울청 징세관(72년·서울·고려대·행시45회)의 이름도 자주 거론된다. 2023년 1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이 징세관은 국세청 기획조정관실, 국제협력담당관실, 상호합의담당관실, 조사국 등 본청에서 오랫동안 고생했다. 국제협력과장, 제주세무서장, 부산청 감사관을 역임한 뒤 작년 8월부터 서울청 징세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밖에 행시 출신인 반재훈 인천청 성실납세지원국장(75년·충북음성·서울대·행시45회), 강상식 중부청 감사관(77년·경북봉화·고려대·행시43회) 등도 손색없는 후보로 꼽힌다. 남우창 서울청 과학조사담당관(70년·인천·연세대·기술고시37회)은 유일한 기술고시 출신 부이사관이다.

비고시 출신 중에선 세무대 동기인 김학선 대전청 조사1국장(68년·충북충주·세무대 7기), 이은규 성동세무서장(68년·전북정읍·세무대7기, 세무대 10기 선두주자인 고영일 대전청 성실납세지원국장(70년·경기평택·세무대10기) 등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이번에 셋 다 보직을 받으면서 승진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광섭 분당세무서장(70년·경기양평·세무대8기), 박인호 제주세무서장 (69년·전북진안·세무대8기)도 이번에 3급지 세무서장 보직을 받았다. 7급 공채 출신 부이사관은 한 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