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 가공 절단기로 왼팔 절단한 뒤 보험금 청구
보험사에 청구 가능한 보험금 총액 7억5000만원
법원 "보험금 누수 발생시켜 다수 보험계약자 피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보험사기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1일 충남 아산시 한 마트에서 정육 가공 전기기계 절단기로 자신의 왼팔을 절단하고 이듬해 보험금을 청구해 보험회사들로부터 1억8000여만원을 타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당시 각 보험사에 청구해 얻을 수 있는 보험금 총액은 7억5000만원에 달했다. 그는 보험사 여러 곳으로부터 5억7000만원을 더 챙기려다 보험사기를 의심한 보험사들로부터 지급을 거절당했다.
A씨 측은 고의로 발생시킨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절단 작업을 하던 중 우족이 톱날에 끼어 움직이지 않자 우족의 한쪽 끝을 양손으로 함께 잡아 앞뒤로 흔들다 사고가 났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진술의 신빙성, 보험 가입 시기와 A씨의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2020년 11월 12일 5개 보험에 가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2일 2개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뒤 19일 후 사고가 발생한 점과 ▲보험설계사에 먼저 연락해 '상해후유장해 담보보험에 많이 가입하고 싶다'고 밝힌 점 ▲절단 팔뚝의 접합수술이 비교적 적시에 이뤄질 수 있었던 점 ▲금융권과 지인 채무가 1억원인 상황에서도 월 25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한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톱날 사이에 둔 우족 양쪽 끝을 양손으로 각각 잡고 수직으로 밀거나 당기면서 빼는 게 안전하고 상식적인 대처로 볼 수 있다"며 "피고인이 수년간 동종업무에 종사해 어느 정도 숙련된 경험을 가진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 변소와 같은 대처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저지른 보험사기 범행은 보험금 누수를 발생시켜 보험회사의 경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의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를 주고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