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측, 기자회견서 자백과 같은 주장으로 논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이 26일 기자회견에서 내란 혐의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공개하며 자백에 가까운 주장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엄령 선포는 사전에 한덕수 총리에게 먼저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이는 한 총리가 과거 국회에서 "계엄 선포 건의가 자신을 거치지 않았다"고 한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만약 김 전 장관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 총리는 계엄 선포를 알고도 국무회의 절차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김 전 장관 측은 "체포조 운용 계획은 당연한 계엄 사무"라고 말했다. 이는 주요 정치인과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지시한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이어 "오물풍선 원점타격은 당연하고, 문제 삼으면 반국가 세력"이라며,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려 한 사실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면서 '계엄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씨에게 여러 차례 자문을 구하고, 부정선거 조사를 위한 별도 조직인 '수사2단' 결성 지시도 내렸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김 전 장관 측은 "계엄선포 문서가 별도로 없다"며 "포고령 초안을 김 전 장관 자신이 작성해 대통령의 최종 수정을 받았다"고 말해 계엄령 선포에 대한 절차적 위법도 인정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12.3 내란 사태를 비판해온 MBC와 JTBC 등 일부 언론의 취재가 제한되었고, 이로 인해 현장에서 취재를 시도한 기자들과 주최 측 간의 갈등이 발생하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결국 일부 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