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에 '미사일 결투' 제안…"러 극초음속 미사일, 사드도 못 막아"

푸틴, 4시반 30분가량 연례 기자회견 통해 밝혀

러 극초음속미사일 비판에 "서방기술 희망 없어"

전쟁 장기화에는 "아무 준비 없이 시작해" 인정

트럼프와 만남·종전협상에 "언제든 준비 돼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사일 전력이 서방 방공망으로는 요격 불가능하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미사일 결투"를 제안하고 나섰다. 또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에 열려 있으며, 조건 없는 종전에 협상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4시간 30분가량의 연례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중 러시아의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미사일 '오레시니크'의 성능에 대한 서방 전문가가 비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방과의 미사일 실험이나 결투를 제안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목표로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우크라이나가 서방 방공 시스템으로 이를 요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우리 사람들'에게 사드에 관한 첨단 기술을 알려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서방 기술은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쟁이 3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특별군사작전 개시를) 더 일찍 결정해야 했다"라며 "우리는 아무 준비 없이 2022년에 시작했다. 더 체계적 준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쟁이 얼마나 이어질 것에 관해서도 예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신이 트럼프를 만나면 약세에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는 미 외신 기자의 말에 "러시아는 서방의 예상과 달리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며 "전투 준비 태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언제 그(트럼프)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와 대화한 지 4년도 넘었다"면서도 "물론 항상 준비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종전 협상'에 관한 추가 질문에는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며 "상대방이 협상을 거부해 왔지만, 러시아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를 만나면 논의할 것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종식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유예하도록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당선 후 가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