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A씨는 2022년 12월, 아버지(수증자)가 2002년에 설립한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이하 쟁점법인)의 발행주식 8500주(이하 쟁점주식)를 증여받았다. 이듬해 3월, A씨는 쟁점주식의 가액에 대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부산지방국세청(이하 조사청)은 올해 3월 A씨에 대한 증여세 조사를 진행하면서 '사업무관 자산'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사청은 쟁점법인이 사업 관련 자산으로 신고한 금액 중 중소기업은행에 예치된 특정금전신탁(이하 쟁점신탁자산)을 영업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업무관 자산으로 판단했다. 해당 신탁은 가입 시점부터 만기까지의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조사청은 쟁점신탁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6.26%)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가업승계 증여세 공제를 부인하는 내용의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2023년 4월, A씨에게 당초 적용받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로 인해 과다 신고된 세액을 환급하는 한편, 2022년 12월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를 새로 결정·고지했다.
이 조치에 불복한 A씨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A씨는 쟁점신탁자산이 영업활동에 사용될 투자대기자금이라며 사업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쟁점신탁자산이 영업활동에 사용할 목적인 투자대기자금이고, 당좌자산인 정기예적금 계정으로 계상한 자금"이라며 "쟁점신탁자산으로 보유하는 동안 증여가 개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쟁점법인은 2022년 7월 5개의 중소기업금융채권에 돈을 예치했고, 10월 7일 만기 후, 같은 달 19일에 3개의 중소기업금융채권과 특정금전신탁에 돈을 재예치했다가, 그해 12월 위 중소기업금융채권 중 2건은 중도해지해 국제산업물류도시 토지구매 잔금지급과 외상채권 만기결제 등에 사용했고, 올해 2월에는 쟁점신탁자산을 해지해 영업활동(외상채권 결제 등)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쟁점법인은 단순히 이자를 많이 받는 상품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쟁점신탁자산만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5개 채권을 하나의 채권으로 보아야 하고, 증여일(2022년 12월)에 쟁점신탁자산을 포함한 금액이 쟁점법인 사정에 따라 영업활동에 사용되고 있었으므로 쟁점신탁자산을 '영업활동과 관련된 채권'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세청은 회계기준상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중 쟁점신탁자산은 '투자활동'이라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맞섰다.
국세청은 "①기업회계기준에서는 법인이 보유하는 금융상품(만기 3개월 이내 금융상품 제외) 취득은 투자활동에 해당하는 점과 ②쟁점신탁자산 가입계약서에 투자하는 운용자산은 최대 원금 전액손실이 가능하고, 조기상환 중도해지가 불가하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③쟁점신탁자산은 만기시 동일 또는 유사금융상품으로 재가입되며 고액의 자산이 증가된 점 등을 고려하면, 쟁점법인의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된 자산이 아닌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자산'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응수했다.
이어 "업무무관자산의 판단은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사업무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므로 미래 어느 시점에 기업의 영업활동에 사용된다 하더라도 이는 막연한 가정에 불과하다"면서 "이 가정만으로 사업무관자산에서 제외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하며, 이와 관련해 별도의 예외사유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의견과 사실관계를 검토한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쟁점신탁자산의 성격과 증여일 이후에도 해당 자산이 투자자산으로 재예치된 점 등을 고려해, 이를 '사업무관 자산'으로 판단한 것이다.
조세심판원은 "쟁점법인은 2022년 10월 만기된 중소기업금융채권을 재원으로 같은 달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쟁점신탁자산을 예치한 후, 이듬해 1월 만기가 되자 다음달에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재예치하고 다시 8월 만기가 되자, 2024년 2월을 만기일로 설정해 재예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련의 예치과정을 고려하면 증여일(2022년 12월)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투자자산으로 재예치된 쟁점신탁자산을 증여일 당시 쟁점법인의 영업활동을 위한 자산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쟁점신탁자산 가입계약서상 해당 자산은 최대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한 금융상품인 것으로 나타나는 점과 쟁점법인이 소유하는 중소기업금융채권이 중도해지돼 토지구매 등에 사용됐다는 사정은 쟁점신탁자산이 영업활동을 위한 자산인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국세청이 쟁점신탁자산을 영업활동과 관련이 없는 사업무관자산으로 보아 A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24부4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