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합병 등 자본거래시 주주이익 보호 의견서 작성·공시해야

금융위, 2일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발표

비계열사간 합병 뿐 아니라 계열사간 합병 등에 대해서도 가액 산정기준 전면 폐지

외부평가기관의 평가·공시 '선택사항'→'의무화'..."정보 비대칭성 완화 위함"

자회사 상장 시...공모신주 중 20%내 일반주주 우선배정, 심사기간 제한 삭제

상장법인이 합병(분할·분할합병 포함),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및 분할·분합합병 등을 하는 경우 그 이사회는 합병 등의 목적,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공시하는 등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오전 합병 등 자본거래 시 이사회 의견을 투명하게 제공하는 등 실질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적극 고려하는 환경을 조성해 주주이익 보호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내용의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을 공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진행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설명회에 참석해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해 일반주주 보호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자본시장법 개정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적용 대상 법인을 상장법인으로 한정하여 상법 개정으로 인해 모든 다수의 회사, 상장법인이 아닌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구상엽 법무부 법무실장,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된 금융당국의 일반주주 보호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은 상장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 의무를 부과하는 상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강하게 추진하자 이를 일부 반영해 정부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는 야권의 개정 방향에 대해 반대 중이다.

금융위는 향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사회 의견서 작성·공시를 포함한 주주 보호 노력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경영진의 행동규범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비(非)계열사간 합병 등 관련 제도개선은 지난 11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같은 달 26일부터 시행 중이다. 시행령 및 관련 규정(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이하 규정) 개정안은 ▲비계열사간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 ▲공시 강화 ▲외부평가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비계열사간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과 관련해선 비계열사간 합병을 합병가액 산식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외부평가제도 개선은 '비계열사 합병에 대해 외부평가 의무화', '합병가액 산정과 외부평가의 동시 수행 금지', '외부평가기관의 품질관리규정 마련 의무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이사회 의견서 작성·공시 의무화 항목엔 합병의 목적·기대효과, 합병가액 등 거래조건의 적정성,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는 경우 합병에 반대하는 사유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해야 한다.

◆ 비(非)계열사간 합병 뿐 아니라 계열사간 합병 등에도 가액 산정기준 전면 폐지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방향에는 최근 개선된 비(非)계열사간 합병 뿐만 아니라 계열사간 합병 등에 대해서도 가액 산정기준을 전면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 공정한 가액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합병 등의 가액이 일률적인 산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실질가치를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 외부평가기관의 평가·공시 '선택사항'→'의무화'..."정보 비대칭성 완화 위함"

또한 현재 상장 계열사간 합병 등에 있어서는 외부평가·공시가 선택사항인 것을 개정방향에는 원칙적으로 모든 합병 등에 대해 외부평가기관에 의한 평가·공시를 의무화했다. 모든 합병 등의 가액 결정에 있어 객관성·중립성 제고 및 정보 비대칭성 완화를 위함이란 게 금융위 설명이다.

◆ 자회사 상장 시...공모신주 중 20%내 일반주주 우선배정, 심사기간 제한 삭제

아울러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대주주 제외)에게 공모신주 중 20% 범위 내에서 우선배정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금융위는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물적분할 후 상장된 유망 사업부문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거래소가 일반주주 보호노력을 심사하는 기간 제한(5년)을 삭제했다, 물적분할을 우회할 수 있는 영업양도·현물출자 방식 등의 기업 분할 형태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질적심사를 실시한다. 금융위는 "기간 제한 없이 상장기업이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해 충분한 보호노력을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여당과 협의해 의원입법으로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22년 물적분할 관련 개선된 사항을 살펴보면, 우선 공시 강화와 관련해선 물적분할 시 자회사 상장을 계획하는 경우 예상 일정 등을 공시하도록 했고, 변경된 경우 정정공시를 하도록 했다. 또한 주식매수청구권 도입과 관련해선 물적분할을 의결하는 주주총회에서 반대한 주주들은 물적분할이 추진되기 이전의 주가로 주식을 매각하도록 허용했다.

아울러 물적분할 이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경우, 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노력을 심사하고 미흡한 경우 상장이 제한되는 등 상장심사가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