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노출되면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 공급 안돼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 있는 고령 위험 높아
실내 온도 적정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감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윤형진 서울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 김경남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수환 경상국립대 정보통계학과 교수, 박유진 강북삼성병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공동 연구팀은 국내 난방 에너지가격이 겨울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30일 밝혔다.
심혈관질환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이는 추운 날씨가 혈관 수축을 유발하고 심박수와 혈압을 높여 혈관 속 혈전의 불안정성을 높임으로써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이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런 위험이 더 높다.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발생한 심혈관질환 입원 및 사망 빅데이터(595만8617건)를 이용해 겨울철 에너지 가격의 변화에 따른 한파의 영향을 분석했다. 에너지는 천연가스를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심혈관질환 입원 위험은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기간(2015년 1월∼2017년 2월) 보다 상승세를 보인 기간(2012년 1월∼2014년 12월)이 1.71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통해 에너지가격이 저온에 미치는 영향을 확대시키거나 축소시키는 조절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제로 2022년 겨울 유럽에서 발생한 천연가스 파동으로 초과 사망자가 6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윤형진 교수는 "바깥 기온이 낮더라도 실내 온도가 적정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많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천연가스 가격을 간접 지표로 삼아 증명한 첫 연구"라며 "취약계층은 난방비 부담으로 날씨가 추워도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그 결과 한파 등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에너지 관련 정책 수립 시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