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호주에서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호주 상원은 해당 법안을 34대 19로 통과시키면서 위반할 경우 최대 5000만 호주달러(약 45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BBC는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처음이 아니지만 16세라는 가장 높은 연령과 부모의 동의와 상관없이 SNS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는 점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어떤 플랫폼을 금지할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미셸 로랜드 호주 통신부 장관은 금지 대상에 틱톡과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 레딧, 엑스(X·옛 트위터)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튜브나 왓츠앱 등은 교육 및 창작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호주 정부는 내년 1월부터 도입 기간을 거쳐 내년 말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성년자의 이용을 금지할 장치 마련은 규제 대상이 된 SNS 플랫폼들의 책임이다.
전문가들은 생체 인식이나 신원 정보에만 의존할 경우 청소년의 SNS 사용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들은 또한 가상 사설망(VPN)과 같은 우회로를 이용해 쉽게 SNS에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호주 내에서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77％가 이 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10대 청소년으로 가장한 50대 성범죄자에 의해 살해된 15세 딸의 부모인 사회 활동가 소냐 라이언은 "온라인상의 끔찍한 피해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내 딸 칼리를 비롯해 호주에서 끔찍한 고통을 겪은 많은 아이들과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었지만 우리가 그들을 대신해 함께 이 상황을 맞이하자"고 했다.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인 학부모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앨버니지 총리 내각의 선거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이 예방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