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3년내 주주환원 50% 밸류업 발표했지만...증권가 "도전적 과제"

카뱅, 인터넷은행 최초 밸류업 계획 발표...증권가 "다소 도전적 과제"

회사 주가. 3년전 상장 이후 최고가(9만1000원) 대비 현 주가는 1/4 수준

NH투자證 "매우 도전적 과제로 달성 쉽진 않을 것...공격적 목표 제시는 긍정적"

LS證 "ROE 15% 목표, 매년 20% 이익 성장 가정해야...달성 쉽지 않은 과제"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가 26일 인터넷은행(인뱅)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엔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명, 자산 100조원 양정 성장 목표와 함께 수수료·플랫폼수익 연평균 20% 성장, 203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목표 등 질적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2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2024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양적·질적 성장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으로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을 현행 20%에서 50%로 확대하고, 2027년 이후에는 주당배당금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높이는 중장기 사업목표도 밝혔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간담회에서 "압도적인 트래픽·인게이지먼트를 기반으로 순이자마진(NIM), 플랫폼 등 수익 모델을 최적화해 운영하고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투자·인수합병(M&A)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장에 대한 열매를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나누는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자본효율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변신)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의 혁신, 금융의 안정성 강화, 운영의 최적화 등 AI 퍼스트(First) 전략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밸류업 계획 발표에도 시장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가 3년 전 상장 직후 주가와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 이런 비우호적 분위기의 주요인으로 읽힌다.

지난 2021년 8월 코스피 상장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상한가(6만9800원)를 기록하며 성공적 출발을 알렸고, 이후 주가는 9만1000원까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주가는 고점 대비 약 75% 가량 떨어져 현재 2만2500원(27일 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향후 주가를 반등시켜 주주 투자가치 보존 계획을 내놓았지만 달성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이날 카뱅 관련 보고서에서 "2030년 ROE 15%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여서 달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대출성장은 회사 의지보다 시장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여신보다 높을 수 있는 수신 성장은 자산운용 강화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한계는 존재하고, 지속적인 AI, 서비스 투자가 필요해 판관비용률(CIR) 하락 여지도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이어 "2023년 DPS 150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2023년 말 주가 기준 0.5%, 현 주가에서도 0.7%에 불과하다"면서 "20%인 주주환원율이 향후 50%로 확대된다고 해도 주주환원 수익률이 시장 금리(국고채 3년 2.78%)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미 자기자본이 충분히 많아(CET1비율 27.4%) 이익의 자본 유보 필요성이 낮은 만큼, 주주환원 확대는 수익률 측면보다는 자본 효율성 제고와 사측의 적극적인 환원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ROE를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이자이익의 10% 수준에 불과한 비이자이익(플랫폼·수수료 수익)을 이자이익보다 큰 규모로 늘려야 함하지만 적극적인 유기적, 비유기적 성장을 통해 공격적인 재무목표를 제시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S증권 전배승 연구원도 외형 성장 목표는 계획대로라면 기간 내 달성가능성이 있지만 질적 성장 측면에서의 ROE 15% 목표 달성은 다소 도전적인 과제라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외형 성장 목표의 경우 현재 총자산 62조원을 기록하고 있어 올해 자산성장률과 유사한 ROE 15% 수준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경우 100조원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30년 ROE 15% 목표는 매년 20% 수준의 이익성장과 50%의 주주환원율을 가정해야 실현 가능한 다소 도전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순이익 규모가 현재 대비 3배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 확대 역시 수수료 수익의 증가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못하고, 플랫폼 수익은 2021년 이후 사실상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연평균 20%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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