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새출발 우리가 돕는다".. 서울세관 이사화물과

해외 이사화물 반입, 운송업체 선정부터 세금 납부까지 '통관 절차' 필요

이사자 자격·이사물품 인정범위·자동차 통관 등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야

"고국에서 새출발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일해"

해외거주와 여행은 다르다. 일단 체류기간부터 마음가짐, 그리고 무엇보다 '짐'이 다르다. 여행은 캐리어를 끌고 오면 되지만, 이사는 '화물'을 보내야 한다. 국내 이사도 만만치 않은데 해외 이사는 얼마나 더 번거로울까. 우리 국민이 외국 생활을 마치고 현지에서 사용한 짐을 갖고 고국으로 복귀하려면 반드시 '이사화물 통관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경을 넘어 화물을 보내는 통관절차는 크게 3단계(준비-통관-통관후)로 구분된다. 먼저 이사자는 본인의 '이사자 자격(이사자/단기체류자)'을 확인해 어디까지 면세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해외에서 자동차를 들여오고 싶다면 '자동차 통관 인정요건'을 살펴봐야 한다. 이때 면세여부나 예상세액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유니패스로 '이사물품 통관예약(수입신고)'을 한 뒤 이사업체를 선정하면 된다.

이후 이사화물 국내배송이 시작되면 제반 세금을 납부하고, 차량등록절차를 거치면 된다. 세관 심사가 끝나 수리되면, 이사물품이 통관지에서 출고돼 집으로 배송된다. 관세청에는 이같은 이사화물 통관 과정을 처리하고, 국내 귀향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통관지 세관으로 서울·인천·용당·대전세관 4곳이 있다. 조세일보는 이중 서울세관 이사화물과1팀을 만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반갑습니다, 이사화물1팀을 소개해주세요.

서울세관 이사화물과는 우리나라 해외 이사화물 반입물량의 약 80%를 처리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이사화물 전담 부서이며, 현재 저희 이사통관1팀은 이사화물과에 소속돼 '서울세관 국제이사화물 통관센터(김포시 아라뱃길 김포물류단지 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의 주된 업무는 이사자 자격 확인, 이사물품 적정성 여부 등 이사화물 통관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서류심사와 총기, 마약류 등 불법 위해물품의 반입 차단을 위한 통관검사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특송, 수입물품과 다르게 이사물품의 경우에는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물건이나 냉장고, 세탁기, 소파 등과 같이 고중량의 부피가 큰 경우가 많아 실제 검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고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위해물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최신 X-ray검색기, 마약탐지 장비, 내시경카메라 등 과학 검사 장비를 적극 활용해 화물검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Q. 이사통관 단계별 절차(준비-통관-통관후)를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이사화물 통관 단계는 크게 3단계로 이뤄집니다.

첫번째는 준비단계입니다. 해외 이사자는 해외에서 국내까지 이사물품을 운송해 줄 수 있는 운송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운송사는 이사짐 포장, 해외 운송, 국내 입항 및 하역 등 세관 통관이 가능한 장소까지의 화물 이동을 책임지고 이행하게 됩니다.

두번째는 통관단계입니다. 국제이사화물 통관센터와 같이 이사화물 통관을 위한 장소인 세관 보세구역으로 반입된 이사화물은 세관의 통관절차를 위한 통관예약, 수입신고, 심사(검사) 등의 절차를 거쳐 화물의 국내 배송을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마지막은 통관 후 단계입니다. 세관절차가 끝난 뒤 수입신고 수리가 된 화물은 보세구역에서 반출되고 이사자와 운송사간의 계약이나 협의에 따라 정해진 장소로 배송됩니다.
 
Q. '이사자 요건'에서 이사자(1년 이상)와 단기체류자(3개월~1년) 간 이사통관 시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사물품 통관이란 우리나라로 '거주 이전'하기 위해 입국하는 자가 수입하는 이사물품에 대해 세관에 물품내역을 신고하고 관세법 등 규정에 따라 면세 또는 관세 등을 납부하고 통관하는 절차입니다.

이에 여행, 친지방문, 단순 체류 등과 구분하기 위해 거주 이전에 대한 '특정 기준'이 적용됩니다. 구체적으로 간소한 신고 방식, 면세 적용 등의 이사화물 통관 혜택을 적용 받으려면 이사자 요건으로 '해외거주 기간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이사자의 요건인 1년 이상의 해외 거주기간을 충족하지 못하는 단기체류자(3개월~1년 미만)의 경우 임대계약서 등의 증빙서류를 통해 여행 등의 단기 체류가 아닌 거주 사실을 증빙해야 면세대상 물품에 대한 '면세혜택 적용'이 가능합니다.

Q. '입국 전 3개월 이상 사용' 이사물품 조건에서 3개월 이상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이사물품으로 인정되는 것은 통상 가정용으로 인정되는 것으로 우리나라 입국 전 3개월 이상 사용한 물품이어야 하고, 판매용 물품과 가족 수 대비 과다한 수량의 물품 등은 제외됩니다.

이사물품의 3개월 이상 사용여부는 생산시기, 사용상태 등의 현품 확인과 이사자의 의견, 기타 증빙자료를 통해 확인합니다. 다만, 자동차, 보석 등과 같이 세금이 부과되는 필수 과세대상물품은 계약서류, 영수증 등 객관적 서류를 통한 사용기간 입증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이사물품의 인정범위'와 관련한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을까요?

해외에서 오랜기간 미용실을 운영하며 문신과 관련된 미용업을 하던 분이 국내로 거주 이전하면서 사용하던 여러 종류의 문신기기를 반입하려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통관 과정에서 해당 문신기기가 의료기기로 분류돼 관련 기관의 허가가 필요하고 허가 없이 국내에서 타인에게 사용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통관을 불허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사물품이라 함은 거주이전의 사유, 거주기간, 직업, 가족 수,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물품을 말합니다. 다만, 타인의 의뢰를 받은 물품, 개인용이나 가정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물품, 판매할 것으로 인정되는 물품 등과 같이 일반적인 이사물품으로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사물품으로 통관할 수 없기 때문에 이사물품의 통관 가능 여부를 사전에 문의해 국내로 안전하게 이사 배송하시길 바랍니다.
 
Q. 수입제한 물품인 총포·도검 등 위해물품 관련해 주의사항이 있다면?

일반적인 이사자의 경우 실제 총포나 도검을 의도적으로 숨겨서 가져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외국에서는 레저나 스포츠로서의 사격, 사냥 등이 자유롭고, 취미생활로 군용 용품을 수집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로 이사할 때 자연스레 이사화물과 함께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총포나 도검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허가를 받아야 국내로 반입이 가능하니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모의총포'는 발사체 기준 지름 5,7mm 미만, 무게 0.2g 초과, 앞부분 예리하거나, 순간 폭발음이 90데시벨을 초과하거나 가연성의 불꽃을 내는 것은 반입금지 됩니다. '도검'은 칼날길이 15cm 이상 단도, 6cm 이상 재크나이프, 5.5cm 이상 비출나이프 등은 반입금지 됩니다.
 
Q. 해외에서 타던 차량 통관 시 통상 부과되는 총 세율(과세가격의 약 26%)을 납부하고 들여오는 것(A)과 해외에서 처분하고 국내에서 동일한 해외 중고차량을 구매했을 때(B)를 비교한다면 가격면에서 뭐가 더 경쟁력이 있을까요?

이사자 대다수는 해외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자동차를 판매하고 다시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생각에 그대로 반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서 자동차를 구입하는 경우 구입국가, 구입처, 신품여부, 차량 연식 및 모델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차량을 국내로 가지고 오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기존 차량은 처분하고 국내에서 동일한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이 나은지는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특히, 해외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가격, 세금 발생비용 + 국내로 반입해 운행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운송·통관비용, 세금 등)의 총합과 국내에서 자동차 구입·운행에 필요한 비용을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관세청은 '자동차 예상세액 조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세청 누리집>관세행정>개인통관>해외 이사화물>자동차 통관절차>자동차 예상세액 조회하기에서 가능합니다.
 
Q. 이사물품 가장한 위해물품 적발 사례가 궁금합니다.

올해 1월 고위험 이사자 현장선별 검사에서 실탄, 모의총포 등 총 482점 적발한 사건입니다. 30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하던 시민권자가 반입한 이사화물 수입신고 건에 대한 서류심사 과정에서 군용 등의 용어가 포함된 물품이 다수 포함된 것에 착안해 즉시 검사대상으로 변경했습니다.

총 600kg에 달하는 이사물품 전량을 X-ray 검색을 실시한 결과 여러 박스에서 총기류, 실탄, 도검 등의 다양한 위해물품 음영이 확인됨에 따라 전량 개장검사를 실시해 총알, 납탄, 모의총포, 도검 등 총 482점의 위해물품을 적발했습니다.

다음은 재작년 6월 세탁기 내부에 은닉된 메트암페타민 등 3종 적발한 사례입니다. 최초 검사대상으로 선별된 베트남에서 반입된 이사물품에 대한 X-ray검색 과정에서 이사화물로 신고된 중고 세탁기 내부에서 X-ray 이상 음영이 확인됐습니다.

보다 정확한 판독을 위해 공동 판독을 실시한 결과 마약류 등의 은닉 사실을 확신하고 이사화물 파괴검사를 실시해 비닐로 포장한 메트암페타민 2kg등 3종의 마약류를 이사화물 세탁기 내부에 은닉하여 밀반입한 것을 적발했습니다.
 
Q. 이사통관팀에서 일하며 힘들었던 순간이나 뿌듯한 점이 있다면?

(김재홍 팀장) 여러 가지 이유로 고국을 떠나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하시던 분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길 원하는 분이 많습니다. 세관 통관 중 그들의 때 묻은 이삿짐을 보면서 그간의 고된 타지 생활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분들의 새로운 시작에 도움을 전한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낍니다.

(최인호 주무관) 올해 5월 이사물품 통관규정과 제도 변경사항 등을 종합 반영한 '해외 이사물품 통관 안내서'를 발간했습니다. 통관지식이 없는 일반 민원인이 알기 쉽도록 순서, 디자인, 편의성 등을 모두 고려하느라 직원들과 몇 달간 고생하며 만들었는데, 최종 제작된 결과물을 보고나니 뿌듯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인자 주무관) 최근에 운송사 직원이 빠른 통관 목적으로 이사자 정보를 허위신고하고 일부 공문서를 위변조한 사실을 적발한 적이 있습니다. 당사자는 우발적 행동임을 감안해서 간곡하게 선처를 요청했지만, 통관질서를 지키고 면세, 통관편의 등을 노리는 다른 사례 방지를 위해 원칙대로 처리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김현하 주무관) 이사화물 통관 업무를 하면서 악성 민원인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규정대로 처리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물건이 왜 이사물품이 아니냐", "왜 이렇게 세금이 많이 나오냐" 등의 이유로 사무실에 찾아오거나 전화로 다소 험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많은 공무원이 겪는 일이겠지만 민원인분들도 저희를 친절하게 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정희 주무관) 해외 이사화물 통관 절차는 대부분 평생 1~2번 경험하기 때문에 절차가 낯설어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총포, 도검 등 위해물품의 국내 반입을 막고 있는 제 역할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구재환 주무관) 저는 임시번호판 발급을 하고 있는데,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들은 서류작성이나 준비물들을 잘 몰라서 저한테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자세히 설명해드릴 때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초코바를 주시고 가셨던 어르신이 생각나는데, 그때 제 일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Q. 향후 계획 등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마약, 총기류 등으로 인한 사건·사고 및 언론보도가 증가하고 있어 불법 위해물품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세관은 해외에서 반입되는 위해물품 반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서울세관 이사화물과도 집중검사를 실시하는 등 위해물품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세관 이사화물과는 효과적인 화물관리를 위해 자동이송설비, 최신 과학 판독장비 등 스마트 검사환경으로 구성된 이사화물 장치장 증축 사업을 현재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 완공시점인 2026년 8월이 되면 화물 수용능력은 기존 대비 200% 확대되고 자동이송설비 도입을 통한 효과적인 화물 반출입과 집중검사 확대가 가능한 체계적인 검사환경이 구축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서울세관 이사화물과는 편리하고 안전한 이사화물 통관행정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