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와 약 제대로 먹지 못한 母, 자택서 사망
아들, 폭행 숨기려 어머니 시신 그대로 방치
재판부 "범행 패륜성 비추어 사회적 비난 높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9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어머니와 아버지, 누나와 함께 살다 2020년 3월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누나가 간병하게 되면서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게 됐다. 20년여간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의 어머니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자 A씨가 어머니를 보살펴야 했다.
A씨는 어머니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가지면서 2021년 12월 초부터 어머니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밟는 등 폭행하고 밥을 굶겼다. 식사와 약을 제대로 먹지 못한 어머니는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거동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지난해 3월 17일 자택 방에서 숨졌다.
조사결과 어머니는 사망하기 이틀 전 무렵에는 물조차 넘기지 못할 정도의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폭행 사실이 들통날까 두려워 어머니의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머니를 부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범행의 패륜성에 비추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어머니의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최소한의 보살핌조차 하지 않고 피해자를 방치한 것으로 보여 유기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A씨가 혼자서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피해자를 돌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