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불법이민 못 막으면 75% 관세 때릴 것"…무역전쟁 경고음

"취임 첫날 멕시코 대통령에게 알릴 것"

전문가들 "트럼프 2기, 1기보다 더 파괴적일 것"

ECB 총재 "트럼프 당선시, 무역 전쟁 재발" 우려

UBS "보편적 관세, 주식 시장 10% 위축시킬 것"

고관세 정책을 주장해 온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선거를 하루 앞두고 멕시코 정부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지 못할 경우 최고 7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이 미국 경제에 대한 악영향뿐 아니라 전 세계에 무역 전쟁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멕시코 대통령을 언급하며 "범죄자와 마약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보내는 모든 상품에 25% 관세를 즉시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첫날이나 그보다 일찍 그에게 알려줄 것"이라며 "이 제안은 100% 성공할 것이다. 25%가 효과가 없다면 50%, 75% 관세로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기간 내내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이라 칭하며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10%에서 20%에 달하는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혹은 그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특정 상황에서는 100%, 200%, 심지어 1000%에 달하는 관세를 제안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관세가 다른 국가의 비용만 증가시킨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그의 관세 정책이 그의 1기 행정부보다 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추진될 그의 관세 인상 정책이 국제 무역 질서를 크게 뒤흔들고, 물가 상승,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 그리고 세계 각국과의 경제적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수입업체가 정부에 지불하는 관세가 가격상승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지적한다.

다트머스대의 더글러스 A.어윈 경제학자는 "현재 세계 경제는 매우 밀접하게 얽혀 있다"며 "이를 찢어내고 뜯어내는 것은 미국에 엄청난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방식으로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또한 지난달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무역 전쟁이 재발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아울러 월가와 세계 시장에도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Fed)와 컬럼비아대가 올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당시, 시장은 미국이나 중국이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2018년과 2019년의 11일 중 9일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UBS는 10%의 보편적 관세가 주식 시장을 10% 위축시킬 것으로 예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