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변수로 떠오른 ‘푸에르토리코' 망언…트럼프, 600만 표심 위기

미 대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푸에르토리코' 망언이 600만명의 표심을 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 현장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지금 바다 한가운데에 말 그대로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 있다. 이를 푸에르토리코라고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연설 중 흑인의 인종적 고정관념에 기반한 농담을 했으며 라틴계가 "아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러한 그의 발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색인 유권자 지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은 무려 60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주로 플로리다와 대선의 주요 전장인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푸에르토리코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틴계 단체인 CASA의 구스타보 토레스 전무이사는 뉴스위크에 트럼프가 이번 발언으로 잃었을 표를 되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푸에르토리코, 라틴계 커뮤니티에 사과해야 하지만 그가 안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며 "(이번 발언은) 우리 커뮤니티에 대한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이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정치 분석가 크레이그 아그라노프는 선거를 일주일 남겨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타이밍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부정적인 반응은 실제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이변)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집회는 그의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를 비판하는 사람을 동원하여 대중의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반응이 커진다면 그의 더 많은 논란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고 막바지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그의 호소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래리 사바토 정치 분석가 또한 이날 CNN에 출연해 "트럼프가 사과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 발언뿐 아니라 트럼프가 말하고 행한 일들로 10월의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저널리스트 제랄도 리베라는 "이 농담이 트럼프의 재선을 위한 캠페인을 끝낸 것으로 유명해질 것"이라며 논평했다.

그간, 이 같은 논란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트럼프 캠프 측도 이번에는 즉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과 무관하다"는 성명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뉴스위크는 그가 이날 저녁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다시 한번 시험에 들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해리스 측은 이번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힌치클리프의 해당 발언으로 시작하는 디지털 광고를 제작, "푸에르토리코인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