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2024년 8월까지, 횡령·유용·배임 사고 금액 총 2781억원
회수율 9.1%에 그쳐...은행과 금융소비자에 막대한 손실 끼쳐
사고금액, 우리-국민-농협 순...회수율, 국민(0.7%)-농협(2.3%)-우리(3.1%) 순 낮아
지방銀, 경남銀(사고액 602억원, 회수율 0.1%), 아이엠뱅크(137억원, 58.7%) 대조
◆…시중은행 모습［각사 제공 사진 합성］
은행권에서 잦은 금융사고(횡령·배임 등)에도 불구하고 사고금액 회수율은 10%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사고금액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은 회수율이 3% 수준에 그쳤고, KB국민은행은 채 1%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평택시병)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유용·배임 사고는 총 190건에 달하고, 사고금액은 총 2781억468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금융사고 건수 190건 중 횡령·유용 사고가 155건(81.6%)으로 총 1688억3690만원(60.7%), 배임 사고가 35건(18.4%)으로 1093억990만원(30.3%)이었다.
◆…［자료출처=김현정 의원실］
은행권 금융사고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우리은행으로 927억2400만원에 달했다. 이어 KB국민은행(655억8470억원), 농협은행(366억5040만원)으로 수백억대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89억6500만원, 13억816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방은행에서는 경남은행 601억583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올 5월 시중은행 전환한 아이앰뱅크(전 대구은행)이 136억9880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의 규모의 대형 금융 사고에도 불구하고 회수된 금액은 전체 사고금액의 9.1%인 251억8470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회수율이 가장 낮은 은행으로 국민은행으로 사고금액 655억8470만원 중 회수율은 0.7%(4억3110만원)에 그쳤다. 농협은행은 366억5040만원 중 2.3%(8억5390만원), 우리은행은 927억2400만원 중 3.1%(28억7900만원)만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나은행은 63.3%(사고금액 89억6500만원 중 56억7500만원 회수), 신한은행은 95.8%(13억8160만원 중 13억2420만원 회수)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지방은행의 경우도 경남은행은 사고금액 회수율이 0.1%(13억8160만원)에 불과했고, 아이앰뱅크는 58.7%(80억4310만원)로 대조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은행들이 금융사고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수하려는 의지는 적다고 지적하면서 금융당국이 강력한 근절 의지를 가지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한다는 촉구하고 있다.
◆…김현정 의원［의원실 제공］
김현정 의원은 은행들의 잦은 금융사고와 낮은 회수율에 대해 "막대한 규모의 금융사고 금액 대비 낮은 회수율은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비용으로 전가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은행 차원의 고소, 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도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사고금액 회수를 독려·관리해야 하고 회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 시중은행 고위간부를 지낸 한 금융전문가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은행권의 금융사고는 20년 전이나 지금이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면서 "은행 내부에서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시키고 있지만 문제는 내부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열 명의 감시자가 한 명의 도둑을 지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시스템 고도화, 순환 근무 등 방지책 마련도 필요하지만, 먼저 금융권 특성을 감안한 내부직원에 대한 윤리의식을 고취하는 근본적 교육이 절대적으로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