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을 것...美 '빅컷' 인하 기대 하지 말라"
인하 시기...신영證('25.2월), SK證·교보證·신한證·하나證('25.1분기) 등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 시기와 관련해선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인하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하 폭과 관련해선 미국처럼 빅컷 수준(0.5%p 인하)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했다.
이 총재는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이상 올랐고 금리를 5%포인트 이상 높였으니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른 건 당연하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금리를 3%포인트 올렸다. 그러니 우리도 0.5%p씩 떨어지겠구나(금리인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한은의 두 번째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 2월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말 기준 기준금리는 2.75%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0월 금통위 결과는 당사 전망에 온전하게 부합했다"면서 "통방문과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은 매파적으로 보기 어려웠으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점만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평가해 복수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면서 "우리는 기존 전망대로 두 번째 인하 시점을 내년 2월로 예상하며, 3분기 한 차례 추가 인하로 내년 말 2.75% 도달을 기준치(baseline)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SK증권 류진이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속도와 관련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내년 분기당 25bp씩 점진적으로 인하해 내년 3분기 중립금리 수준인 2.5%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최종금리 관련해 주요 변수는 가계부채와 함께 미국 대선 결과, 중국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정도가 될 듯하다"고 관측했다.
교보증권 백윤민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1분기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불균형 리스크에 대한 한은의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고, 오늘 출회한 금리동결 소수의견과 1명으로 줄어든 금리인하 포워드 가이던스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11월에 한은이 연속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현 수준에서 금융불균형 리스크가 더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급격한 경기위축이 발생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한은이 중립금리 중간값 전후 수준까지 2~3회 정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중립금리(이번 인하 사이클의 최종 목적지)를 2.5%로 간주하면 내년 말까지 추가 3회 인하가 남아있다"면서 "물론 11월 동결을 전망하지만(연내 50bp 인하는 없다) 실질금리 또는 중립금리를 내년 인하 기준으로 삼게 된다면 인하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원 역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시기를 2025년 1분기로 전망했다. 그는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가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 점검은 실제 인하를 해야 파악할 수 있다며, 연속적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면서도 "이번 금통위에서 계속 등장한 단어는 금융안정과 중립금리 두 단어로 이는 모두 추가 인하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것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종합해보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이 분명 있으며, 앞으로도 금융안정을 계속 고려하면서 추가 조정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면서 "11월 금통위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하 기대는 소멸됐지만 2025년 1분기 중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