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부진에 사과…3분기 영업이익 9조원 수준

3분기 잠정 실적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

영업이익 전분기 대비 12.84% 하락

8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이 6.6% 증가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12.84% 하락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의 전망치인 매출 80조9002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보다 각각 약 15%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약 5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2분기 6조4500억원보다 줄어든 수치로,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과 파운드리 적자, 그리고 환율 상승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D램 시장에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며, 가격과 출하량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 수요가 꾸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5세대 HBM3E의 12단 양산을 발표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서버와 HBM 수요는 견조했지만,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며 "일회성 비용과 환율 영향도 실적 하락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 외에도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사업에서는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디스플레이 부문도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일부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3분기 매출 79조원은 삼성전자 분기 매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전 최대 기록은 2022년 1분기의 77조78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실적 부진에 대해 사과하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전영현 반도체 부문장(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로 고객, 투자자, 임직원에게 송구하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서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실적 발표 외 별도의 메시지를 낸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