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이시바 내각 출범...완벽한 내각 구성은 10월 말 총선에 달려
KB證 "이시바 내각 핵심 경제정책, 기시다 내각의 정책 기조 유지할 것"
오사카證 "이시바 재정 긴축 지지해와...엔화 강세로 증시에 역풍될 수도"
일학개미, 최근 앤캐리 청산 리스크에...日증시 매수세에서 매도세로 전환
◆…지난 9월 27일 일본 신임 총재로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 중의원이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제공］
결선투표까지 진행됐던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 중의원이 당선되면서 주식시장은 이시바 내각이 완벽히 구성될 총선(10월 말, 11월 초 진행 예상) 전까지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B증권 강효주 연구원은 지난 9월 30일 '일본 투자 노트' 보고서를 통해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엔·달러 환율 및 금리 긴축 전환 우려가 반영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시바 총재를 통화정책 긴축 지지자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지하고 있으나, 이는 일본은행(BOJ)의 권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선거 당일 달러당 146엔까지 상승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시바 당선 확정 이후 하락 전환해 142엔까지 내린 상황"이라면서 "일본 채권시장에서도 BOJ가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면서 선거 당일 오전 0.32%였던 2년물 국채수익률은 선거 결과 발표 후 0.36%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의 이시바 내각의 핵심 경제정책은 기시다 내각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선거 활동 시기 이시바의 공약과 연결 지어보면 ▲통화정책은 현재의 긴축 기조와 속도를 유지 ▲경제 정책은 물가 및 고용 안정화를 통한 내수 경기 회복 지원 ▲금융시장 정책은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등 제도를 통한 저축에서 투자로 자금 유입 지원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선거 전 진단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를 지지해왔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해왔다"면서 "현재의 정책 방향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 연구원은 향후 일본 주식시장은 이시바 내각이 완벽히 구성될 총선(10월 말 또는 11월 초 예정) 전까지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치적 기반이 안정되어야 '정책 진전+외국인 투자자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게다가 이시바 총재는 경제 정책 분야의 기반이 약해 새롭게 지정할 경제산업청 장관이 유독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민당 지지율이 여전히 역대 최저치에 머물러있다 보니, 총선 결과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존재감이 상승해야만 이시바 총재의 정책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실제 과거 사례에서도 총선 이후 집권 여당의 힘이 커질 때 주식시장이 상승해왔던 사례가 존재한다"면서 "1990년 이후 진행된 10번의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존재감 커질 경우 (집권 여당의 과반 이상+의석수 증가) 총선 전후 한 달간 TOPIX 수익률은 각각 +3.0, +2.6%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의 경우에는 주가는 하락 흐름을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총선 결과 확정 전까지 일본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이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일본은행(BOJ) 도쿄 사옥 전경［사진=로이터통신］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이은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관측에 엔화 가치가 상승하며 증시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자민당 선거 결과 승리한 이시바 총재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화 정책에 있어 매파적 입장을 내비쳐온 이시바의 당선이 27일 확정된 후 닛케이 지수 선물은 장외에서 6% 급락했고, 지난 30일 오전 닛케이 지수는 4% 이상 폭락하는 등 시장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읽혔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화는 그의 당선일인 27일 약 1.9% 급등했다. 특히 장 초반 거래에선 달러당 142.04를 기록하며 지난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사카증권의 오시모 리나 전략가는 "이시바가 재정 긴축 등을 지지해 온 만큼 엔화 강세를 일본 주식에 역풍이 될 수 있다"며 "주중 초반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학개미(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한 한국투자자)들이 최근 일본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한국은행이 엔캐리 트레이드(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리스크 언급에 따라 순매도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지난해 4월부터 근 1년간 순매수 행렬을 이어오던 일학개미들은 지난 6월부터 8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최근 2개월간 약 1억7770만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청산 가능성이 높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전체 잔액 3조2000억 달러(약 4532조원) 중 6.5% 수준인 2000억 달러(약 267조원)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