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면 5분 이내...‘안락사 캡슐’ 첫 실행

캡슐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면 5분 내로 사망하는 '안락사 캡슐'이 현행법 위반 논란 속에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스위스 샤프하우젠주(州) 경찰은 24일(현지시각) 사망을 돕는 캡슐기기인 '사르코(Sarco)'가 전날 샤프하우젠주의 한 숲속 오두막집에서 실행됐다고 밝혔다. 사르코를 이용한 60대 미국 여성은 사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자살 방조·선동 등 혐의로 사르코 판매·운영 관계자들을 체포했다.

사르코는 사람이 누울 정도 크기의 캡슐로, 기기를 닫고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뿜어져 나와 5분 내로 사망하게 된다.

5년 전 네덜란드에서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사르코는 지난 7월 스위스에서 대중에 공개됐다. 스위스가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행사 장소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조력사망은 말기에 접어든 환자가 의료인이 약물 처방을 받은 뒤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스스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사르코를 개발한 측에 따르면 버튼을 누르면 30초 이내에 공기 중 산소량이 21%에서 0.05%로 급감한다. 환자가 낮은 수준의 산소를 두 번 호흡하면 의식을 잃고 조정력이 떨어지며 약간의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는 1940년대부터 조력사망을 허용해왔다. 작년에도 1200여명이 조력 사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는 지난 7월 사르코 공개 행사가 열린 뒤 이 제품이 안전 관련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고, 질소 사용 화학물질 관련 법률에도 어긋난다는 이유로 판매와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