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00mm 물폭탄에 900여명 대피...싱크홀 발생·SRT 열차 운행 조정

폭우로 침수·땅꺼짐·토사 유출 잇따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대성동고분군 붕괴

분당구 백현동 보도블록 싱크홀 발생

수서고속철도(SRT) 일부 열차 운행 차질

전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농경지와 상가, 주택들이 물에 잠기고 900여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오후 6시 기준 호우 대처 상황보고에 따르면 6개 시도 31개 시군구에서 581세대 903명이 대피했다. 지역별로는 경북 10개 시군에서 230세대 362명이 집을 떠났고 △경남 5개 시군 112세대 154명 △부산 2개 구 25세대 43명 △전남 보성 33세대 42명 등이 대피했다. 이들 중 409세대 613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한 상태다.

주택침수는 25건이 발생했으며 상가침수 26건, 공장 침수 3건, 병원 침수 1건, 도로침수 83건, 토사유출 18건, 농경지 침수 4116㏊가 확인됐다. 소방에서는 37명을 구조했고, 배수 지원 331건 및 안전조치 1753건의 활동을 펼쳤다.

호우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김해 대성동고분군 일부가 붕괴됐고 이에 따라 보호장막이 설치되고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카페거리 상가 앞 보도블록에는 넓이 1.8m, 깊이 2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부산에서도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배수를 도우러 가던 소방차량 1대와 트럭 1대 등 차량 2대가 빠졌다.
  수서고속철도(SRT)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경부고속선(수서∼부산), 호남고속선(수서∼목포), 동해선(수서∼포항) 열차는 약 10∼20분 지연되고 있다. 전라선(수서∼여수 엑스포)의 경우 산사태 위험 우려로 익산~여수엑스포 간 일부 열차를 수서에서 순천역까지만 운행하기로 했다.

경전선(수서~진주)은 선로 유실 발생 위험을 고려해 진주역~창원중앙역, 동대구역~진주역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용하지 못한 구간 승차권은 위약금 없이 자동 반환·환불 처리된다.

도로 및 국립공원, 야영장 등도 통제 상태다. 도로는 경기 8개소를 포함한 33개소, 하상도로는 경남 22개소를 포함한 32개소가 통제됐다. 수월교는 316개소, 강가는 3561개소가 현재 출입이 금지됐다. 지하차도와 둔치주차장 또한 각 32개소·141개소, 국립공원은 22개 공원 641구간이 통제중이다.

20일 자정부터 21일 오후 10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설악동(속초) 374.0㎜ △미시령(인제) 300.5㎜ △여수산단 400.5㎜ △유치(장흥) 375.0㎜ △ 순천 375.2㎜ △장흥 357.5㎜ △진북(창원) 515.5㎜ △김해시 431.0㎜ △사하(부산) 422.5㎜ △양산 382.5㎜ △삼각봉(제주) 608.0㎜ △사제비(제주) 421.5㎜ 등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남부 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측했다. 특히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하며 시간당 70~9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