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목표주가 종전 목표치에서 절반 뚝
투자 의견도 비중확대'→'비중축소' 하향 조정
"재고율 60% 육박?...내년까지 선주문 끝난 상태"
◆…사진=로이터통신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 Last)라는 제목의 반도체 산업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종전 목표치의 반토막 수준인 12만원으로 대폭 내렸으며 투자 의견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의 인기 뒤편에서 메모리에 대한 기존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재고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D램 업황은 4분기에 이른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내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 여파로 순매도 물량이 집중되면서 선행매매에 대한 의혹이 발생해 한국거래소 등은 거래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편파적이고 종합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지환 아이에셋 연구소 대표는 지난 20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서 "모건스탠리 보고서나 BNP 파리바 보고서는 사실 허점이 많다. 지금 D램 사이클과 관련 3분기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안 좋지만 내년도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리포트는 많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보고서에서 HBM 재고율이 60%를 육박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HBM 반도체는 상대방이 주문을 하면 거기에 맞춰서 생산을 하는 거의 주문형 생산"이라며 "SK하이닉스 같은 경우 내년 2025년 12월까지 이미 선주문이 끝나 있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 공장을 풀가동해야 되고 더 이상 생산 능력이 확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전에도 모건스탠리가 '겨울이 온다'라는 보고서를 내서 반도체에 큰 방향을 불러일으켰는데 어떻게 보면 밸류에이션을 다운시키는 보고서들의 공통적인 과정이 있다"며 "한 달이나 두 달 전쯤에는 목표가격을 대폭 상향하다가 다시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지나면 갑자기 목표가격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같은 보고서의 번복되는 전망이 다양한 투자 상품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는 금지돼 있지만 파생상품이나 ETF 등은 가능하다"며 "어떻게 보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둬가는 곳이 우리나라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