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숙 Sh수협은행장 연임 가능?...‘절반의 성공’이 부담 

수협銀 행추위, 5일 공모 통한 롱리스트 마감...12일, 최종 면접대상 확정 예정

공모 결과 내부인사 4명 vs 외부인사 2명 경쟁구도

강신숙 행장, 실적 개선 합격점 vs 수협 비전 추진 ‘빈손’ 팽팽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최초 연임 여성은행장' 타이틀을 거머쥘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데다 올 상반기도 목표를 웃도는 호실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미래 비전 달성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금융권과 수협 내부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란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강 행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17일 만료됨에 따라 수협은행은 새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수협은행은 지난달 9일 이사회를 통해 행장 승계 절차를 3개월 전부터 개시한다고 내부 규정을 변경했다. 같은 달 14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 첫 회동을 가졌고, 행장 공모 절차에 돌입, 지난 5일 오후 롱리스트 6명으로 마감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수협은행장 후보 공모 결과 강신숙 현 행장, 신학기 현 수석 부행장, 박양수 현 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 등 전·현직 수협은행 임원 4명과 양제신 전 하나은행 부행장,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등 외부인사 2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이들 6명 지원자를 대상으로 오는 12일 최종 면접 대상자 확정, 23일 본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종 면접 대상자(숏리스트)로 몇 명이 올라갈 지에 대해선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행추위 결정사항이란 설명인 셈이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기획재정부 장관·해양수산부 장관·금융위원장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3인, 수협중앙회 회장이 추천하는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차기 행장 후보로 선출된다.

우선 강 행장은 수협은행의 수익성 개선 성과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3035억원을 거두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비(非)이자이익을 전년 대비 83% 많은 85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1857억원)도 올해 연간목표(3300억원)의 56%를 달성하는 등 2년 연속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같은 기간 기준 총 자산은 51조6527억원에서 56조2363억원으로 8.9%(4조5836억원)나 늘었다는 점도 강 행장 연임 기대감을 높이는 배경이다.

다만 지난 취임 초 내세웠던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인수합병(M&A) 등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기반 다지기 측면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운 평가도 나온다. 앞서 수협중앙회는 지난 2022년 11월 행장 선임 과정에서 강 행장을 '수협은행 중심 Sh금융 설립'이란 비전 추진 적임자로 낙점했다.

강 행장 역시 취임 일성으로 "수협은행은 급격한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속에서 공적자금 상환 후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 마련이라는 큰 과제와 협동조합은행 정체성 회복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 뒤, "재임기간을 포스트 공적자금 시대에 새로운 수협은행을 만드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후 첫 조직개편에선 미래혁신추진실을 신설했고 올해 초엔 M&A 추진실을 만들며 미래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금융 디지털 전환과 미래 금융환경 대응 차원에서 각각 '디지털 분야 선도은행', '은행 주도 비은행 자회사 인수를 통해 금융지주사 전환 토대 마련'을 천명했다.

하지만 취임 초 내세웠던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인수합병(M&A) 등 기반 다지기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게 연임의 걸림돌이란 의견이 나온다.

만약 강 행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중앙회 분리 후 연임에 성공한 첫 행장이자, 은행권 전체에서도 연임에 성공한 첫 여성 행장이 된다. 강 행장은 1979년 입행한 이후 최연소 여성부장, 최초 여성 부행장을 거쳐 2016년 수협중앙회 최초 여성 상임이사를 지내는 등 '최초' 타이틀 제조기로 유명했다. 행원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수협의 산 역사인 셈이다.

전날(5일) 지원서를 낸 6인 중 강 행장의 최대 경쟁자는 외부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내부 인사 중에선 현재 강 행장을 넘어설 수 있는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다. 외부인사 중 양제신 전 하나은행 부행장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양제신 지원자는 1960년생(64세)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 KEMBA과정 경영학을 수료했다. 1986년 한국투자금융(영업부) 입사해 증권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리테일영업추진 2본부장(부행장보)과 리테일영업추진 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는 하나금융투자 자산관리(AM) 부문 대표(부사장)로 활동했고, 2017년 3월부터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사장)를 역임하는 등 은행과 증권을 두루 거쳤다.

금융권에서는 연임보다는 새 행장 추천 가능성 높다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행장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이 낮게 보는 점이다.

다만 강 행장의 능력과 재임 중 보여준 성과 창출력과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에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 오는 12일 행추위에서 추려낼 최종 면접 대상자 리스트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