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비서가 내 옆에".. '자체개발 AI' 활용 중인 대형 회계법인들

회계기준원, '회계기준 및 해석, AI' 주제로 세미나 개최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AI 빠르게 성장.. 기민하게 대응해야"

대형 회계법인 K-IFRS 기준서에 기초한 자체 생성형 AI 개발

중소 회계법인은 AI 활용 어려워.. 향후 외부 통한 이용 등 대응 필요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AI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회계법인들은 K-IFRS 기준서에 기초한 자체 생성형 AI를 개발해 이미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일부 기능에 한계가 있더라도 언젠가는 극복된다는 생각으로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3일 한국회계기준원(KAI)이 개원 25주년을 기념해 강남 드림플러스 이벤트홀에서 회계기준제·개정과 업무효율성 제고 및 DB활용의 편리성 증대를 위한 '회계기준 및 해석, AI'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솔트룩스 등 생성형 AI 업체들과 그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활용하는 회계법인 관계자들이 참여해 각기 생성형 AI를 소개하고, 활용사례 등을 설명했다.

◆ "AI, 이미 일상 가까이 있어"
먼저 이승윤 마이크로소프트 모던워크 솔루션 팀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바라보는 AI를 통한 업무 혁신'을 주제로 생성형 AI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에 나섰다.

이 팀장은 "예전 인터넷이 등장하고 1억명의 사용자가 나오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오픈AI의 챗GPT 등장 후에는 3개월만에 1억명의 사용자가 나왔다"며 "그만큼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현재 AI가 일상에 가까이 있어 예전과는 다른 속도로 (AI 활용에) 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에서 이 팀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이 공동으로 발간한 '2024 Work Trend Index' 연례 보고서에 근거해, 생성형AI 관련 3가지 시사점으로 △AI사용을 희망하는 직원 △부상 중인 AI 파워 유저 △직무 기준을 높여 커리어 한계를 깨는 AI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근거해 이 팀장은 "업무의 속도와 양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미 직장에서 개인적으로 78% 구성원이 AI를 사용하고 있다"며 "(자체 로우데이터에 근거해) 한국의 경우 MZ세대를 필두로 AI 사용 비율이 85%로 더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이 팀장은 기업의 AI 모멘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AI마인드셋의 전환'을 강조했다. 내부 직원들의 실제 AI 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 조직이 실제 업무에서 AI 사용 계획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회사가 내부 직원들에게 AI도구를 주고 알아서 사용하게끔 한다면 단순 재미에 그치게 된다"며 "조직에 맞는 (AI 사용) 시나리오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직원들과 공유하고 함께할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활용사례로 자사 코파일럿(Copilot)이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365 활용사례를 소개했다.

이 팀장은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내부망 안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 대한 검색이 가능하며, 요약 및 분석을 제공해 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코파일럿을 이용해 내부망에서 원본 문서를 요약한 내용을 제공받아, 워드 파일로 옮겨 그 내용을 파워포인트에 적용해 이와 관련된 슬라이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저절로 완성된 PPT를 제공받는 식이다.
두 번째를 발표를 맡은 박형준 솔트룩스 이사는 '공공기관의 생성형 AI 도입을 통한 업무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박 이사는 행정안전부 AI공문서 서비스를 예를 들며, 자체 GPT 기반 공문서, 보도자료, 법령정보 등에 대해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그 검색 결과에 대한 요약으로 시간을 단축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심층 답변도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교통공사 안전 GPT 구축,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발전소 형상관리, 특허청 AI기반 심사업무 지원 등 생성형AI 활용한 다양한 공공기관의 업무 활용사례를 소개했다.

◆ 대형 회계법인들, 생성형 AI 자체 개발해 활용
이어진 발표에서는 '대형 회계법인들의 AI 도입사례'를 다뤘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마치 똑똑한 비서와 같이 일하듯 회계업무처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언급됐다. 다만 중소형 회계법인들의 생성형 AI 접근성이 낮은 점 등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먼저 조성재 삼일회계법인 파트너가 '회계법인의 생성형 AI 도입사례'로 삼일회계법인의 AI Accountant를 소개했다. 자체 AI모델을 LLM(거대언어모델)인 챗GPT와 비교하며, 자체 AI 어카운턴트 답변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AI Accountant는 대량의 K-IFRS 기준서와 삼일 내부 문서를 학습해 기준서 문단을 근거로 질의에 답변하는 챗봇이다.

그는 기존 생성형 AI를 전문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대량문서 데이터 처리 어려움, 부정확성 등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자체 AI Accountant는 대량의 문서처리와 답변 정확성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현재 어느 정도 활용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다만 조 파트너는 "현재 전문가용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며 "막대한 비용과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고, 의뢰 비용 대비 정확성을 담보하기 힘들어 외주 개발의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박상은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실제 AI Accountant 활용한 질의응답 사례를 공유했다. 먼저 AI Accountant에 '어떤 개인이 A회사와 B회사 모두 대표이사인 경우 A, B회사는 특수관계자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AI 답변으로 K-IFRS 기준서에 근거해 "2가지 고려사항이 있다면서, 먼저 단순히 두 회사의 대표이사가 동일한 개인이라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데, 이는 기준서 1024호 문단 11(1)에 명시돼 있다"면서 "두 회사가 동일한 개인에 의해 지배되거나 공동지배되는 경우, 특수관계자로 간주될 수 있다"고 답변하며 해당 기준서 위치까지 제시했다.

이에 박 파트너는 "일반적인 생성형AI를 사용하게 되면 직접 위치를 찾아 정확성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AI Accountant를 활용하면 업무를 시작할 때 무(無)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AI가 제시하는 답변을 가지고 검토하고 추가 검증한다는 개념으로 다가가는 게 AI 활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동근 삼정KMPG AI센터 전무도 자사 AI 도입사례를 공개했다. 자사 Advisory GPT를 활용하면 '나만의 똑똑한 비서'를 옆에 두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AI 트렌드가 등장하고 발전속도가 전대미문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당장 어떤 기능이 되지 않더라도 언젠가 된다는 마음으로 AI를 접목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사 KPMG Advisory GPT 적용사례로 AI Helpdesk 기능을 소개했다. 크게 생성형AI를 활용한 대고객 질의응답 서비스와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 회계기준 검색 서비스, 질의회신 사례 찾기 등을 예시로 들었다.

발표 말미에 이 전무는 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의 AI 도입 시 적용 가능한 업무를 정의하고, AI 모델을 구현해 사내 플랫폼과 인프라를 연계해 AI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중소형 회계법인들의 생성형 AI 활용 및 생존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대형법인과 중소형 법인과의 공동 개발 및 투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박상은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대형법인이 외부에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것은 보안 및 기술적 문제에 대한 법률검토가 필요해 단순하지 않다"며 "대형·중소법인이 모여서 같의 논의를 할 수도 있겠지만, 외부를 통해 (생성형AI를) 이용할 수 있다면 함께 이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