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속충전기 33만기 중 64%가 지하에 설치
급속충전기에 비해 車 충전 상태 연동 어려워
확대와 보급에만 정책이 매몰돼 관리엔 허술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고정형 전기차 충전기에 운영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8.12 사진=연합뉴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체 전기차 충전기의 약 60%가 지하에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37만3961기로 이 가운데 34만 3889기의 정확한 위치는 확인됐다. 다만 환경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설치된 충전기에 대한 위치 파악은 현재 조사 중이다.
전체 충전기 중 지하 충전기 비율은 58.7%에 달했다. 급속충전기의 경우 3만8348기 중 6634기(17.3%)는 지하에, 3만1714기(82.7%)는 지상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완속충전기(33만569기)는 19만5301기(63.9%)가 지하에 설치됐고, 지상 충전기는 11만239기(36.1%)였다.
완속충전기는 급속충전기와 비교해 과충전을 방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급속충전기는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장착돼 전기차 배터리 충전 상태 정보(SoC)를 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서 건네받아 과충전을 방지할 수 있지만 완속충전기 대부분은 PLC 모뎀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PLC 모뎀이 장착된 '스마트 제어 완속충전기'만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설치한 지 5년 이상 된 충전기' 중 절반가량을 내년에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교체할 방침이다.
문제는 지하에 설치된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는 방안이다.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설치제도에 따라 수년 전 대부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지하주차장 화재 발생 시 진화가 어렵고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 울산, 인천, 전북 전주, 충남 공주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동주택 지하충전기 지상 이전을 지원하거나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임 의원은 "그간 전기차 정책이 확대와 보급에만 정책이 매몰돼 화재 예방 등 관리 면에서 허술했다"며 "충전시설 설치 장소별 맞춤 화재 대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