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은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메냐일로 북 오세티야 자치 공화국 수반(왼쪽), 유리 차이카 북캅카스 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사와 함께 북오세티야 공화국 베슬란 학교를 찾았다. 2024.08.20. <사진 크렘린궁 제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최악의 테러 중 하나로 꼽히는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 20주기를 맞아 현장을 방문했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북오세티야 공화국 베슬란에서 학교 테러 희생자 부모들과 만나 "베슬란 테러 공격을 정당화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해외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은 도덕이나 원칙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있다"며 "러시아는 캅카스에서 테러리스트와 싸워 목표를 이룬 것처럼 돈바스와 쿠르스크 지역에서도 범죄를 저지르는 신(新)나치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독립 탐사 전문 매체 에이전트스트보(Agentstvo)에 따르면 베슬란 테러 희생자 부모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이 사건에 대한 러시아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사안을 몰랐으며 조사 위원회 위원장에게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추모비에 헌화하면서 무릎을 꿇고 성호를 그렸다. 그는 테러 진압 중 사망한 연방 보안국(FSB) 특수부대원들을 추모하는 기념비에도 헌화했다.
2004년 9월 1일 체첸 이슬람 반군은 베슬란 제1공립학교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등 1200여명을 인질로 삼고 이들을 사흘간 물과 음식도 없이 폭탄이 설치된 체육관에 억류했다.
사건 사흘째 러시아 당국은 인질 구출 작전에 나섰지만 폭발, 총격전, 체육관 지붕 붕괴 등으로 186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334명의 인질과 31명의 무장 세력이 사망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2017년 이 사건에 대해 테러 위협으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러시아 당국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으나 러시아는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