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례와 사진은 관련 없음. (출처=클립아트코리아)
A씨는 2005년 경기도 수원시 소재의 논을 취득한 후 2017년 11월, 이를 2개의 필지로 분할등기했다. A씨와 그의 배우자는 분할한 토지 중 한 곳(이하 토지1)에 건물을 지어 각각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부동산임대업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2020년 9월, A씨는 B법인에 토지1과 건물을 매매하는 계약을 각각 체결하고, 그해 12월 잔금을 수령한 후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했다.
동시에 A씨는 분할된 또 다른 토지(이하 토지2)도 B법인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1월 잔금을 수령해 2021년 귀속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A씨가 B법인에게 2020년과 2021년에 순차적으로 토지1·건물 및 토지2를 매매할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 각각의 매매거래를 2021년 1월의 하나의 매매거래로 보아 2020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취소하고 두 거래를 합산해 2021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경정·고지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조세심판원을 찾았다.
A씨는 "양도소득세율 개정으로 2021년 이후에 양도할 경우 세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신은) 매매대금을 최대한 빨리 수령하길 원했다"며 "세부담이 증가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B법인과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의로 잔금시기를 조정 또는 협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지1과 건물은 배우자와 공동소유한 것이지만, 토지2는 100% 자신(A씨)의 소유이므로 실질적으로 양도자가 상이하다"면서 "토지1·건물과 토지2에 대한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때 연도를 달리해 잔금지급일을 명확히 구분해 각각 계약했고, 잔금지금일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했으므로 양도시기는 각각 2020년과 2021년"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각각의 매매거래가 법률적·경제적 측면에서 완전히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결과적으로 낮은 조세부담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국세청이 조세회피 목적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 없이 세법상 기간과세의 원칙까지 무시하고 과세권을 행사하는 것은 실질과세원칙에 위배되는 부당한 처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맞서 국세청은 '납세의무자가 조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제적으로 하나의 거래임에도 형식적으로 중간 거래를 개입시켰다는 이유만으로는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거래형식을 함부로 부인할 수 없으나, 가장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과세상 의미를 갖지 않는 그 가장행위를 제외하고 그 뒤에 숨어 있는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다'는 내용의 대법원 판시(대법원 2013.12.26. 선고 2013두15583 판결 참조)를 내세웠다.
B법인은 운수회사 운영에 필요한 차고지를 조성하기 위해 두 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동일한 목적에 따라 거래된 것이므로 잔금의 지급시기를 달리해 매매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는 것.
국세청은 "토지1·건물 매매계약서 특약사항에 '토지2 매매계약과 관련한 인허가가 취소될 시 본 계약도 조건 없이 무효로 한다'는 취지로 기재돼 있다"며 "두 개의 매매계약이 독립된 지위가 아니라 종속적 지위에 있으므로 각각의 매매거래라 하기에 무리가 있고, 2020년 12월에 지금한 잔금은 형식적일 뿐 실제로는 중도금의 성격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또한 국세청은 "A씨가 2개 과세기간에 걸쳐 각각 매매거래한 것이 누진세율의 회피목적 외에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살핀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처분에 잘못이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B법인에 대한 질의·회신에 의하면, B법인은 해당 토지에 대한 불투명한 개발허가와 은행의 대출소요기간 등을 고려해 잔금지급일을 구분해 A씨와 각각의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특약사항상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 후 대금을 각각 정산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매매대금 정산내역 등에 의하면, 매매계약상 기재돼 있는 계약일 및 잔금지급일에 각각의 금액이 정산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짚었다.
아울러 심판원은 "A씨는 당초 분리된 별개의 토지를 각각의 부동산별로 양도했을 뿐 아니라, 부동산별 실질 양도자도 상이해 법률적·경제적 측면에서 완전히 동일할 수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낮은 조세부담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세회피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 없이 기간과세의 원칙을 벗어나 과세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참고 심판례: 조심 2023중96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