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설문 "트럼프 당선시 美연준 독립성 잃을 것"

응답자 44% "트럼프 복귀 시 연준 정치화 혹은 권력 제한"

과반수 "바이든 재선 시 연준 고급리 정책 내버려 둘 것"

"연준 독립성에 대한 공격으로 채권시장 동요할 것"

응답자 24% "트럼프 당선 직후 10년물 채권 금리 25bp↑"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시 정치적 개입 강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독립성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 사이 경제학자, 포트폴리오 관리자, 개인 투자자 등 4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연준이 정치적 개입을 받는 동시에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4%가 '트럼프 전 대통령 복귀 시 연준에 취할 조치'에 관한 질문에 "연준의 정치화 혹은 권력 제한"이라고 답했다.

이어 35%가 '연준 정책에 대한 소셜미디어·공개 석상을 통한 압박'을 꼽았으며 14%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등'이라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아래에서 연준이 자율성을 잃을 확률이 절반 가까이 나온 것으로 과반수 응답자가 바이든 대통령 재선 시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해 연준의 고금리 정책을 내버려둘 것이라고 답한 것과 비교된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치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 아래 이를 인하하라는 정치적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연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KPMG LLP의 다이앤 스원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실질적인 공격으로 채권시장이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봤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24%는 트럼프가 당선될 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즉시 25bp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봤으며 23%는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이번 선거 자체가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심의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47%의 응답자는 대선 투표가 연준 관계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35%는 연준이 선거 이후까지 모든 조치를 연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머지 18%는 연준이 선거를 피하기 위해 7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경제 감독자인 연준의 의사결정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기관의 독립성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 소시에테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금리전략 책임자는 "연준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는 종종 연준의 조치를 비판하지만, 현재의 구조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잘 작동해 왔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