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KB)·진옥동(신한) 회장, 뉴욕 IR 참여…'주주가치 제고' 강조

16일(현지시간) 美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

금융감독원과 KRX 주관 IR행사에 韓 금융사 대표로 양·진 회장 참석

전체 코스피 외인 지분율 증가 比 금융지주 지분율 크게 증가

現 외국인지분율...KB(76.8%)·하나(70.1%)·신한(61.2%)·우리(42,5%)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해외투자자들에게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등으로 그간 저평가주로 평가받아온 금융주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확산된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코스피(KOSPI)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60%를 넘었다. 올해 들어서만 3%포인트(p) 넘게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80%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2.7%(17일 장 마감 기준)다. 지난해 말 평균(59.6%) 보다 3.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늦게 증시에 입성한 우리금융 상장일(2019년 2월 13일) 당시 평균 58.2% 이후 5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18.8%에서 지난 17일 19.8%로 1%p 오르는데 그쳤다.

금융사별 외국인 지분율을 살펴보면, KB금융은 지난해 말 72.0%에서 76.8%로 5%p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 13일 외국인 지분율이 77.0%까지 올라 2008년 10월10일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외국인 지분율을 보이기도 했다.

신한금융(60.2%→61.2%)과 하나금융(68.6%→70.1%)은 60%대 이상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이고 있고, 가장 낮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금융도 지난해 말 37.9%에서 지난 17일 기준 42.5%로 외국인 지분율이 모두 올랐다. 특히 우리금융은 17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상장 후 최고치다.

앞서 금융권에 따르면 진했다. 국내 금융사를 대표해 양종희 회장과 진옥동 회장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을 소개하고,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K-밸류업' 지원방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이날 패널 토론세션에서 이복현 금감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함께 양 회장과 진 회장이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해외투자자와 직접 소통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양 회장은 KB금융이 분기 균등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 환원을 국내 금융주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수익이 창출된다면 가급적 많은 부분을 분기 균등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자본관리 정책을 핵심자기자본비율 13% 중반대로 관리하려고 한다"며 "그래야 어떤 위기가 와도 버퍼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도 신한금융의 6분기 연속 자사주를 매입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그동안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있었음을 밝혔다. 다만 그동안 연평균 10%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주주환원율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투자자에게 반성문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발행 주식량이 약 125%에서 160% 정도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재무정책은 ROE 10%를 목표로 하면서 주식 발행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당분간 현금 배당을 적정하게 유지하면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 물량을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발언은 높은 배당 수익률을 목표로 국내 증시에 장기 투자하고 있는 외국계 큰 손들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향후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