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도' 美하원, '이스라엘 무기 지원 강제법' 통과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강제하는 '이스라엘 안보 지원 법안'(Israel Security Assistance Support Act)을 16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다수당의 노선에 따라 찬성 224, 반대 187로 가결됐다. 16명의 민주당 의원이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고, 3명의 공화당 의원은 법안에 반대했다.

법안에는 이달 초 이스라엘로 향할 예정이었던 폭탄 3500개의 선적을 보류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재개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의회 승인을 받은 대(對)이스라엘 군사 원조를 대통령 권한으로 중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14일 백악관은 해당 법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법안이 발효될 가능성은 적지만, 이번 하원 통과는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미 정당 간 견해 차가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친팔레스타인 시위 이후 이스라엘에 등을 돌렸다고 비난했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전날 당 지도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재앙적인 결정"이라며 "이는 분명 정치적 계산이 들어가 있으며 우리는 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공화당이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상대 측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투표 전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에는 진지한 입법 노력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에 하원 민주당 지도부 중에서도 친이스라엘 의원 중 일부는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주요 군사 지원을 받아 온 이스라엘은 폭탄과 무기 선적 보류에도 여전히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14일 이스라엘에 대한 10억 달러(1조3700억원) 규모의 군사원조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의회 심의에 부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