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수령·주소지 불분명 공시송달로 무효 주장
8년 동안 체납액 2억원대에서 4억원대로 늘어나
◆…사진=연합뉴스
12일 법조계·뉴시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4억7000여만원의 개별소비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사망한 A씨의 부친은 2014년 5월까지 유흥업소를 운영했는데, 같은해 1월부터 4월까지 네 차례 부과된 개별소비세·교육세 총 2억7600여만원을 내지 않았다.
과세당국은 개별소비세 체납으로 부친 소유 아파트를 2014년 압류했고, 사망 이후에도 체납이 이어지자 2022년까지 가산금 약 2억원을 추가로 부과해 체납액이 총 4억7000여만원에 달했다.
결국 2022년 4월 아파트가 공매로 넘어가게 되자 A씨는 과세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014년 1월분 납세고지서가 국세기본법이 규정한 '송달받을 자'에 해당하지 않는 경비원에게 송달돼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4년 2월∼4월 과세처분의 납세고지서는 주소지 불분명으로 공시송달이 이뤄져 공시송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공시송달이란 행정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그 서류를 게시판 등에 게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하지만 재판부는 1월분 납세고지서에 대해 "해당 건물에 송달되는 우편물은 관례로 경비원이 수령하는 등 입주민들이 수령 권한을 경비원에게 묵시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2월∼4월분에 대해선 "담당 공무원이 주소지에 방문했지만 구체적인 호수가 기재돼 있지 않아 정확한 주소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유족이 아파트 압류 후 약 9년 동안 이 사건 처분에 대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공매공고가 난 이후 소를 제기했다는 점을 비춰보면, 납세고지서 송달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