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하르키우 공격에 사용한 미사일 잔해의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지난 1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떨어진 미사일의 잔해는 북한의 화성-11형 탄도미사일에서 나온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유엔 제재 감시단 보고서를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들은 32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2024년 1월 2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떨어진 미사일에서 회수된 잔해는 북한의 화성-11형 계열 미사일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북 무기 금수 조치를 위반한다고 결론지었다.
북한은 2006년부터 탄도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해 유엔 제재를 받아 왔으며, 이러한 조치는 수년에 걸쳐 강화돼 왔다.
3명의 유엔 제재 감시단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잔해물을 조사했지만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제작됐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그들은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지, 누구에 의해 발사됐는지 독립적으로 식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유엔 제재 감시단은 지난 25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제공한 궤적 정보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 연방 영토 내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이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있었다면 러시아 연방 국가가 조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는 2006년 북한에 부과된 무기 금수 조치를 위반한다"고 부연했다.
뉴욕 주재 러시아와 유엔 주재 북한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무기를 러시아에 이전했다고 비난했다. 당시 러시아와 북한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들은 지난해 군사 관계를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지난 2월 미국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최소 9차례에 걸쳐 북한이 제공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감시단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도 불리는 화성-11형 미사일은 2019년 처음으로 북한에서 공개적으로 시험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 이행을 15년 동안 감시해 온 유엔 제재 감시단의 연례 갱신을 거부했다. 현 전문가 패널의 임기는 오는 30일 종료된다.
앞서 1월 2일 러시아의 공격이 있은 지 며칠 뒤 하르키우 지역 검찰청은 미사일 잔해를 언론에 보여주며 "이는 러시아 모델과 다르다. 북한이 공급한 미사일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