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회계사회장 선거 출마 선언
회계법인 조세부문 비즈니스 '게임 체인저'… 조세부문 최초로 회계법인 대표 역임
1990년대부터 전문가 집단 대표해 왕성한 시민사회 활동… 여야 넘나들며 정계와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효과 입증과 발전방안 적극 제언할 것"
"회계산업 성장과 균형발전 위한 회계사회 조직, 사업 혁신 필요"
"40세 이하 회계사 비중 75%... 미래세대 투자 늘려 세대교체 준비해야"
"회계사 수급 파악해 선발인원 축소 조정 목소리 낼 것"
"감독기구와 협력관계도 강화할 것"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대표에서 물러난 후 내실 있는 회장 선거 준비를 위해 주요 국가의 회계산업 발전과 회계사회 운영에 관한 자료를 수집,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는 이 회장은 "한국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해 자본주의 파수꾼인 회계사의 위상과 역할을 한층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고, 지금이 본격 준비에 착수해야 할 적기임을 절감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회계시스템의 구성 주체인 기업, 회계산업, 정부 등 각 부문에서 숙고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회계제도와 정책 측면, 회계주체로서 기업의 역할 측면, 그리고 외부감사인으로서 회계사의 역할 측면에서 성찰적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회계산업의 당사자그룹으로 회계전문가의 사회적 역할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하고, 이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과 준비가 시작되어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회원들을 향해선 "세계 10개 경제대국 대한민국, 회계사 3만명 시대, 우리와 같이 수준 높고 훈련된 인적자원그룹은 없다"며 "회계사들이 한국 회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국내적 평가와 국제신인도를 높이며, 회계산업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전망하는 사회적 전문가로서 사회가 기대하고 요구하는 노력과 실천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기반 위에서 협업 대상인 주요 직역의 관계자그룹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는 노력을 함께 해 나가자고 제안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세일보는 이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거 출마와 관련한 본인의 소신을 들어보고, 현재 회계사 업계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공인회계사(16회) 시험에 합격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거쳐, 2022년 '표준감사 시간이 조세회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 주제로 숭실대학교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1983년 안진회계법인(구 안권회계법인)에 입사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조세부문 대표를 거쳐 2017년 한국 딜로이트 그룹 총괄대표에 임명, 조세부문 출신으로 최초로 Big4 대표에 올랐다. 대표 시절, 신고 대리 등의 전통 업무를 넘어서 업계 선도적으로 법무법인이 독점하던 조세불복, 법령개정, 예규심사, 국제조세 등 세무자문 비즈니스를 개척했다. 비즈니스 영역뿐 아니라 1990년대부터 다져진 탄탄한 국회, 정부, 학계, 언론뿐 아니라 시민사회까지 어우르는 방대한 인적 네크워크는 회계사회 현안 뿐 아니라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부총리와 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는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거시경제, 행정, 법률 제정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그 속에서 회계사와 회계업계의 역할을 고민했다. 재정학회 이사, 문화경제학회 이사, 회계학회 부회장, 조세정책학회와 세무학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경제 및 회계 학계와도 인연이 깊다.
1990년대, 2000년대 전문가 집단을 대표해 주요 시민단체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시민사회 뿐 아니라 정계와도 친밀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IMF 환난으로 닥친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생존위기에 처한 실업자들을 돕기 위해 각계각층의 단체들이 참여했던 민간운동기구 재단법인 '함께 일하는 사회'(前 실업극복 국민운동위원회)의 자문위원과 감사로 활동한 바 있고, 17대 여야 초선 의원들이 참여한 청소년 선도단체 사단법인 '좋은 친구 만들기 운동' 이사장을 역임했다. 당시 좋은 친구 만들기 운동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여야 의원들 다수가 22대 국회의원에 당선, 중진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22대 의원에 당선된 회계사 출신 의원 4명과도 직간접 인연을 맺어 왔고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Q. 안진회계법인 대표에서 물러나신 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합니다.
A. 안진에서 비즈니스를 지원하면서 숭실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당시 논문 주제가 '표준감사 시간이 조세회피에 미치는 영향'이었는데, 표준감사 시간을 지키면 감사품질이 좋아질 뿐 아니라 조세회피도 감소한다는 가설을 입증했다. 즉, 외부감사인이 표준감사시간을 충족하면 감사품질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업의 조세 관리와 정부의 조세행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감사와 비감사 부문을 모두 경험했고, 한국 딜로이트 그룹 총괄대표로 재직 시 신 외감법 제정 배경과 추진 과정을 지켜보아 논문 주제 선정과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다. 또한 1년 전부터는 내실 있는 회장 선거 준비를 위해 주요 국가의 회계산업 발전과 회계사회 운영에 관한 자료를 수집, 공부하기도 했다.
학문적 연구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 공익 및 사회단체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한국경제와 사회 발전을 위해 자본주의 파수꾼인 회계사의 위상과 역할을 한층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고, 지금이 본격 준비에 착수해야 할 적기임을 절감했다.
Q. 회계사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회계는 신뢰사회의 기초가 되는 중차대한 사회적, 국가적 핵심 인프라다. 회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소정의 역할을 해야 우리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경제적 의사결정이 합리성을 갖게 되고, 이는 희소한 국가자원의 적절한 배분으로 이어진다. 경제적 선순환구조가 가동되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기업과 한국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올라가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에 비추어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눈 앞으로 다가온 회계사 3만명 시대,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이른 지금, 회계산업과 회계사의 현재는 어떤지를 돌아보자. 회계제도와 정책, 외부감사제도의 유효한 운용, 회계산업 종사 전문가의 역할 수행 등 우리 회계의 내용을 구성하는 다양한 측면에서 돌아보아야 할 측면이 적지 않다.
회계시스템의 구성 주체인 기업, 회계산업, 정부 등 각 부문에서 숙고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회계제도와 정책 측면, 회계주체로서 기업의 역할 측면, 그리고 외부감사인으로서 회계사의 역할 측면에서 성찰적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회계산업의 당사자그룹으로 회계전문가의 사회적 역할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하고, 이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과 준비가 시작되어야 할 시기라고 본다. 40세 이하 회계사 비중이 75%에 달한다. 이들이 회계사회의 미래이다. 미래세대의 리더십 배양,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대한민국이 이제 경제와 회계 분야에서도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이에 상당하는 리더십을 갖춰야 할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사회로 가는 전제이자 기초 체제로서, 회계의 사회적 의의를 되살리고 더불어 회계사(회)의 공적 역할을 자임하고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계라는 사회경제적 인프라에 대한 정치사회적 인식을 제고해 회계사회가 한국 회계산업의 발전과 회계사 위상 제고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시기에, 이를 기획하고 조직하는 역할을 맡고자 한다.
40여년간 회계산업에 몸담은 경험을 바탕으로 심부름꾼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회계사회 회원들의 힘과 지혜, 그리고 건강한 문제의식을 모아 주요 현안과 중장기적 과제를 두루 살피고자 한다. 각각의 주제와 쟁점에 대한 유효한 해법을 모색하겠다. 대내외적 주요 쟁점 20여가지를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이라는 기준으로 구분, 배치해 회장 임기 내 유효한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전략적이고 과감한 실천에 나서겠다. 회계사회가 회계산업의 주요 현안과 과제들에 대하여 소극적 시기상조론을 넘어 본격적인 진단과 계획, 준비가 필요한 시점에 이른 지금 전략적으로 정돈된 기획과 전망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감당하고자 하는 의지로 출사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 제안과 설득의 주요 대상 영역을 5개로 설정하고 있다. 정부, 국회, 언론, 학계 및 시민사회계가 그들이다. 이 부분은 뒤에서 추가로 언급하고자 한다.
Q. 현재 회계사 업계의 최대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3가지 현안이 있다. 주기적 지정제의 효과 입증과 발전적 개선을 위한 제언, 회계사회의 조직력 제고와 감독기구와의 건강한 협력관계 강화가 그것이다.
우선, 회계산업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주기적 지정제와 신 외감체제의 여타 핵심 요소들을 합리적으로 지키고 효과를 입증함과 동시에 발전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하는 과제이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라는 회계실패를 겪은 이후 외부감사 독립성을 제고해 감사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로 등장한 제도가 바로 주기적 지정제이다. 그간의 자유수임제로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외부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따라서 일정 기간 주기적 지정제를 통해 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당시 정책적 합의의 핵심이었다. 당시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미비점과 한계가 있어 기업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 법제의 혁신과 보완, 그리고 기업의 제도운용수준 및 당사자들의 의식과 관행 등 모든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과 개선이 이뤄져 기업지배구조가 정상 궤도에 이르게 되고, 자유수임제를 채택해도 감사위원회에 의한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외부감사인 선임과 제반 감사과정이 적절히 관리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제도 변경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2018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감사위원회의 수준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주기적 지정제를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해 과거의 자유수임제로 돌아갈 만큼의 근본적인 질적 변화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현 시점에서 그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상당기간 현 제도를 유지하고, 운영과정상의 문제점을 적극 개선,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두번째, 회계사회의 조직력을 제고하고 회계산업의 성장과 균형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회계사회는 이익단체이자 공익을 지키고 옹호하는 공적 성격이 강한 단체다. 그러나 대내외적 조직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조직력 강화는 내부적으로 유효하고 효율적인 회무 처리를 위해서도 필요한 사안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대외적이고 공적 역할을 유효하게 수행하는 전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업계에 회자되는 Big 4와 로컬 간, 로컬 내에서의 규모와 주요 시장의 차이에 수반되는 소직역 간 골과 균열을 메우고 치유해 명실상부하게 3만 명 회계사의 대표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는 협력과 통합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회계사회 운영 기조가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중립적이고 균형 감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과제가 중요한 이유는 상기 현안으로 언급한 신외감 체제를 수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대외 활동과 대화, 설득과 토론에 나서야 하는데, 이는 회계사회가 조직적인 힘을 가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회계사회가 내부적으로 통합되고 합리적으로 조직되어 대외적으로 정돈된 목소리를 일관되게 낼 수 없다면 대외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회계업계의 성장과 균형발전은 상기한 조직력 제고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회계산업에는 규모와 운영방식 등을 달리하는 수개의 직역이 존재한다. Big4, 10여개의 중견법인, 30여개의 등록법인, 다수의 중소형법인과 감사반과 개인회계사들이 그들이다. 이들 그룹은 회계산업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업무영역, 주요시장, 사업방식 등에서 상이한 특성과 차이점을 갖고 있어 경쟁과 갈등의 측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접근이 소위 성장과 배분의 합리적 균형이다.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하는데, 이것이 회계산업의 성장이다. 전통적 회계감사 이외에 조세, 재무자문, 일반 경영자문 및 ESG와 AI 등 새로운 회계시장을 확장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적절한 기준에 의한 시장 균분의 접근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설정하거나 이들을 지원, 배려하는 정책적 수단과 유사한 개념이다. Big4는 Big4 고유의 영역과 시장이 존재하고 중견 이하의 법인들도 그렇다. 상호 간에 동의 가능한 법인유형별 규모와 주요시장 등의존재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방식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감독기구와 회계산업계의 협력관계 강화를 들고 싶다. 감독기구와 회계산업계는 각자의 역할 분담 속에 한국의 회계산업 발전과 회계신뢰성 제고라는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협력 관계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 감독기구가 사안별, 시기적으로 여러 쟁점이나 정책적 관리사항에 대해 소정의 감독권을 행사하고 감독 경과/결과에 기초해 계도, 지원하고 징계하는 만큼 양자 관계가 절대적으로 수평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이고 수직적 상하관계가 대안일 수도 없다. 상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균형을 추구하고 생산적 관계를 지향해 상기 목표 달성에 유효한 경로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감독기구의 제반 감독 과정과 법인에 대한 감리 과정 등에서 드러난 다양한 유형의 문제점과 회계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정리하고, 각각의 사항들에 대해 당해 문제점의 경과와 배경, 현재 상황과 해결 대안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근거, 논리와 명분을 갖는 회계산업 대표조직으로서 회계사회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들은 예외적인 소수의 사안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또는 대부분의 회계사나 회계법인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이다. 이들을 당해 회계사나 회계법인에게 일임하면 해결되기 어렵다. 회계사회가 문제를 종합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시기에 관계당국에 건의하고, 당사자들과 대화, 협의하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이런 접근은 회계사회 운신의 폭을 넓혀 회계사/회계법인과 감독기구 간 명실상부한 조정, 중개역으로서 위상을 제고하는 데에도 유효할 것이다. 아울러 감독기구와의 상시적 협력관계를 견인해 실무적 문제해결을 보다 원활하게 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회계사회가 회계산업 현안에 적극 나서고 문제해결의 당사자로서 역할과 책임의식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Q. 주요 공약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A. 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감사, 재무자문, 세무자문 및 경영자문 등 직역 별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회계사회 주요 사업 체제를 개편하겠다. 현재의 회계산업 내용을 살펴보면 회계감사 비중이 40% 정도이고, 조세 및 여타 부문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비감사 부문의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빨라 회계산업의 구성은 더욱 다양화하고 고도화될 것이다. 회계사회의 조직과 사업 내용도 회계산업의 이런 변화 추이와 전망을 반영해 합리적 균형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조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회계감사의 공적 성격이나 사회적 영향의 중요성을 감안,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관리하고 지원하더라도 다른 부문에 대한 진단과 미래 전망 역시 소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회계사회 조직을 혁신하고 회원 중심의 회로 만들어 나가겠다. 이를 위한 우선과제로 거버넌스의 합리적 개선에 나서겠다. 모든 회원과 직역의 의견이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과 기준 하에 기존 거버넌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그간의 논의 결과를 종합 고려하여 조기에 합리적 결론을 짓고자 노력하겠다.
40세 이하 회계사 비중이 75%인 점을 감안해 미래세대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할 것이다. 우리 회의 미래인 청년과 여성 회계사회 리더십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의 참여기회 확대와 실질적 참여와 활동을 견인하고 보장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중요 과제라 생각한다. 회장단과 이사회는 물론 평의원회 등의 참여를 확대할 것이다.
회계산업의 인력 수급 관계를 파악해 이에 기반한 선발 인원 축소 조정에 합리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다. 지난 20년 이상 매년 1000여명 이상의 회계사를 선발하여 이제 상당한 인력 수급의 균형을 이룬 상황이다. 이에 당분간 축소지향형으로 운영해야 하는 시점이라 판단한다. 또한 현재와 같이 매년 차년도 선발인원을 공표하는 것은 제도의 예측가능성이나 안정적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최선은 아니라고 본다. 대신 3~5년간 중기적 예시제를 채택해 제도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최종 선발인원의 결정과정에 이르는 주요 논의 경과와 고려한 요인을 적시에 공표, 설명하는 절차적 투명성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을 제안하고 싶다.
이에 더해 하나 덧붙이고 싶은 사안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회계사회 조직력 제고와 연결되는 사안인데 회계사시험 합격 직후 소정의 합숙연수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이라도 각 법인에 입사하기 전에 회계사회 차원에서 합숙연수 기회를 제공한다면 새롭게 출발하는 회원들의 회계사로서 전문가적 정체성과 동기의식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고, 이는 회계사회의 조직력 제고로 연결되리라고 기대한다.
또한, 5대 지방회계사회 위상 제고에 나서겠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5대 지회에 3천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의 존재와 역할은 숫자를 떠나 회계사/회계사회의 존재와 역할을 사회 전반에 전파하고 구현하는 중요 단위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질적, 양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회계사회의 대외 활동에 대 국회 부문이 매우 중요한데 전국 각지에 지역적 근거를 갖고 있는 지회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는 가치를 갖는다. 경쟁 영역에 있는 다른 전문자격사 단체와의 비교 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시급히 다룰 필요가 있다. 지회 위상과 존재의의에 맞는 인식 제고, 경제적 지원 확대와 회 리더십에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외부감사인의 법적, 경제적 책임 완화 건도 간과하기 어렵다. 신 외감법에 반영된 외부감사인의 법적, 경제적 책임이 과중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제도 시행 이후 발표된 다수의 연구 결론은 현행 외부감사인의 법적, 경제적 책임이 외부감사인의 감사 수단, 의의 등에 비추어 균형과 비례의 원칙을 현저히 벗어났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결과와 해외 사례 등을 종합해 충실한 준비를 하고 적절한 시기에 이를 공론화하고 개선하는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회계사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관련해서 한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상장법인 사외이사 중 회계 및 재무전문가의 충원과 관련해 회계사가 보다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 언급한 대로 회계의 의의, 우리 기업들의 회계 상황, 사외이사의 지배구조상 중요성 등에 비추어 더 많은 회계사가 사외이사로 활동해야 할 필요성과 유효성이 크고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충분한 추가 검토를 거쳐 소정의 내용을 제안하고 관련 부문과의 협의와 설득에 나서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회계산업 발전과 회계사 위상제고를 위한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회계와 사회 위원회'를 구성하겠다. 회계는 사회적 체제이고 사회와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사회적 인프라로 우리 사회와 경제 부문의 신뢰와 기획과 전망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회계산업의 제일 당사자이자 회계사 집합조직인 회계사회가 사회의 주요 영역 및 주체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해 공동의 해결방안을 구상, 제안하고 실천해야 한다. 주기적 지정제의 수성도, 감독기구와의 수평적 협력관계도, 회계사회의 조직력 제고와 회계산업 성장과 균형발전도 이들 단위와의 대화와 협의, 공동노력 없이는 달성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들 영역이 바로 정부-국회-언론-학계-시민사회계의 5대 영역이다. 이들과의 대화, 토론, 설득과 공동노력을 일관된 계획 하에 전략적으로 실천하고 축적하기 위한 기구로 '회계와 사회위원회'를 설치하고자 한다.
이는 회장 임기 내내 가동되는 조직으로 구체적인 정책과 쟁점을 분석하고, 회계산업적 입장을 정리하여 공표하고 관계자 대화와 설득과 조율을 담당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 회계산업의 현안과 중장기과제를 요약하고 각각의 사안을 다루기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만들고 즉각적 실천에 나서게 될 것이다. 각 직역별로 소위를 구성, 5대 소위체제로 운영하고 각 소위는 10명 내외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 절반은 회원, 나머지 절반은 해당 영역에서 적절한 경력과 경륜을 갖춘 분을 위촉, 구성하고자 한다. 실행력 있는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다. 회장이 임기 내내 위원장직을 겸하여 실행력을 높이고, 회계산업의 중장기적 전망과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기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며 모든 실천계획을 시스템 내지 프로그램화하여 상당 기간 내에 소기의 성과를 기약하고자 하는 취지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회장이 되면 전 회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survey)를 해볼 생각이다. 회계사회의 존재, 역할과 성과에 대한 회원들의 이해와 평가, 기대와 희망 및 요구사항 등을 영역별로 정확히 파악해 보려 한다. 이를 바탕으로 회계사회의 사업과 조직, 예산 내역 등을 회원의 의사를 반영, 적절하게 재편, 개혁하는 것이 회원 중심의 회 운영 기조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체계적 조사는 회원들의 회계사회에 대한 참여의식과 신뢰 제고에도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회계사는 직업적 전문가로 사회적으로 대체불가능한 중요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이다. 회계는 국가와 사회의 중요 인프라이며, 이는 시장과 실무를 통하여 구현된다. 이러한 회계산업의 주체이자 당사자가 바로 회계사이다. 우리는 응당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야 하며, 우리의 존재와 사회적 역할이 명실상부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선제적 실천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선제적 실천과 의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공적전문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나 체제가 만들어지게 요구할 수 있다. 주요 사안에 대한 전문가적 입장 마련과 적시 발언이 필요한 이유이다.
세계 10개 경제대국 대한민국, 회계사 3만명 시대, 우리와 같이 수준 높고 훈련된 인적자원그룹은 없다. 국가와 사회가 길러낸 소중한 인적자원을 지금보다 더 크고 높게 활용해야 한다. 회계사들이 한국 회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국내적 평가와 국제신인도를 높이며, 회계산업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전망하는 사회적 전문가로서 사회가 기대하고 요구하는 노력과 실천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기반 위에서 협업 대상인 주요 직역의 관계자그룹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는 노력을 함께 해 나가자고 제안 드리고 싶다. 그것이 회계사(회)가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희망하는 역할에 부응하는 것이며, 회계사의 정치사회적 위상을 제고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주요 이력]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학사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숭실대학교 경영학 박사
■ 학계
-서울대, 경희대, 동국대, 항공대 겸임 교수
-재정학회 이사, 회계학회 부회장, 세무학회 고문, 조세정책학회 고문, 문화경제학회 이사
■ 관계/업계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
-국세청 국제조세과세기준 심의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자문위원
-한국공인회계사회 국세연구위원 등
■ 언론/시민사회계
-내일신문, 시사 인, 회계사저널 등 칼럼 다수
-(사)좋은 친구 만들기 운동(청소년선도단체) 이사장, (사)청년세계탐구단 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감사
-(재)함께 일하는 사회(前 실업극복국민위원회) 감사, 자문위원
-한국방송공사(KBS) 경영평가위원
-영화진흥위원회 자문위원, (사)한국자원봉사문화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감사
-(사)시민 이사, (사)동반성장연구소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