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까지 세계 출산율 1.59명 예측
탄소 배출량 줄이는 환경 이점도 있어
저소득 국가 출생아 비중 2100년 35%
AI 발전과 이민·노동 혁신 정책 필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1세기 말까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인구수준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며 경제적,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저소득 국가에 출산이 집중돼 인구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발표한 '글로벌 질병·부상 및 위험 요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4.84명이던 세계 출산율이 2021년 2.23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100년에는 1.59명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를 말한다.
연구진은 세계 인구가 2064년에 97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100년에는 88억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2050년까지 전 세계 204개국 중 155개국(76%)의 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 이하로 떨어질 것이며 2100년에는 그 비율이 더 늘어나 198개국(97%)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구대체수준은 인구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을 의미하며 통상 여성 1인당 2.1명 출산을 기준으로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타우 음부루 박사는 CNN에 "자녀 양육 비용, 아동 사망에 대한 인식 그리고 성평등과 자아실현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출산율 감소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구 감소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지만 환경적 이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인구가 줄어들면 지구 자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 출산율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 전 세계 출생아 분포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출생아 중 저소득 국가의 출생아 비중이 2021년 18%에서 2100년 3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특히 2100년에는 아기 2명 중 1명 이상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 국가연구위원의 테레사 카스트로 마르틴 박사는 "출산율이 낮은 가장 부유한 국가와 출산율이 높은 가난한 국가 사이의 인구 통계학적 대조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자원 부족, 정치적 불안정, 빈곤 및 유아 사망률이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출산율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의 출산율 급감 현상은 노동력 부족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 사회보장 프로그램, 의료 인프라 등 사회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인 에밀 볼세트 IHME 선임 연구원은 "제한된 자원을 가진 국가 중 다수는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의료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젊고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를 어떻게 떠받칠 것인지를 놓고 씨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이민과 노동 혁신을 장려하는 정책이 인구통계학적 변화의 경제적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나탈리아 바타차르지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개방형 이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이날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