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시, 저금리 기조 압박 높아질 듯...韓 증시에도 영향"[NH투자證]

NH투자證, 美 대선서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분석...韓 금융시장 영향 조망

"트럼프 재집권 시, 韓 반도체·IT업종 및 방산 관련주 긍정적 효과"

"트럼프 경제정책, 美 증시에 긍정적 작용할 듯...강경 외교정책이 관건"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저금리 기조정책에 대한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현재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 중인 제롬 파월을 연준 의장에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6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차기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저금리·저물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 금융시장과 관련 긍·부정적 요인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 조연주·나정환 연구팀은 이날 글로벌 전략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이겨 재집권 성공 시 경제정책의 1순위는 '물가 완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나 연구팀은 "미국 유권자들이 가계 재정 상황에 있어 가장 큰 문제를 높은 물가라 꼽는 상황"이라며 "트럼프가 선거에 출마했던 2016년, 2020년과 2024년의 경제상황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는데 당시에는 저물가, 저금리 기조가 10년 이상 이어져왔지만 현재는 고물가, 고금리가 정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16년 트럼프의 최우선 정책이 감세정책이었다면 2024년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정책 변화를 통한 물가 완화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트럼프는 유세현장에서 물가완화 방안을 제시하며 'Drill, baby, drill' 캐치프레이즈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를 오히려 높이고 있는 바이든 현 대통령의 그린에너지 전환법안 IRA를 폐지하고 석유시추를 늘리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조·나 연구팀은 트럼프 정부의 두 번째 핵심 경제정책은 감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투자정책으로 미국 정부지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크게 레벨업된 상황에서 추가 재정확대 정책을 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017년 트럼프정부 당시 TCJA(Tax Cut and Jobs Act)법안 시행 이후 법인 소득세와 개인 소득세가 감소하면서 세수가 줄기는 했지만 이후 빠르게 과거 추세로 복귀해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어 "특히 2025년에는 TCJA 법안 중 일부가 일몰된다는 점에서 이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공약에서 제시하는 세율 인하폭과 공제혜택 내용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감세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에 긍정적"이라며 "최근 대형주 중심의 쏠림현상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세금인하 정책기대감이 작용되면 중소형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형주 가운데 중국 비중이 높거나 해외거래가 많다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에너지정책 전환을 통한 물가완화, 저금리 기조 그리고 감세정책 등은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韓 반도체·IT업종 및 방산주엔 긍정적

조·나 연구원팀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현시점의 주도주인 AI 관련 반도체와 IT업종 주가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 전망되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는 성장주인 인터넷 및 헬스케어 업종에 우호적일 것이며, 트럼프 당선이후 전 세계 국가별 국방비 증액 추세도 국내 방산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업종은 추가적인 정부지원정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남아있고, 신정부 출범이후 인프라 건설기대감은 산업재에 우호적이나, 단기 모멘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우선 차기 미국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국내 증시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일 업종은 주도성장주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정부와 이전 트럼프 정부의 주가 흐름을 비교해 본 결과 업종별로 수익률 차이점은 다소 발생했다고 주목했다.

이들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2016년 11월~2020년 11월)·바이든(2020년 11월~현재)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국내 KOSPI 업종별 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집권한 대통령과 상관없이 모두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주도성장주였다.

트럼프 재임기간동안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삼성SDI 등 이차전지 관련종목이 포함된 IT가전이었다. 바이든 재임기간동안에도 POSCO홀딩스 등 이차전지 관련종목이 포함된 철강업종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반면 두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업종 수익률이 가장 크게 차이 난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업종이었다. 트럼프 재임 중에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헬스케어·소프트웨어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바이든 정부가 집권한 2021년부터 헬스케어·소프트웨어 업종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네이버·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업종은 2021년 중순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장 낮은 수준의 업종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헬스케어 업종은 성장주 특성상 주가가 금리 변화에 민감해 당시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재임기간동안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아진 연준의 기준금리가 이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바이든 때에는 기준금리가 높아지며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업종은 미 대선 결과보다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이 기대하는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는 두 업종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재선이 국내 방산기업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각자도생하는 전 세계 국가의 국방비 확대 및 K-방산에 대한 관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연구팀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시 한국과 일본에 방위비분담금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발언한 점을 거론한 뒤, "방위분담금 확대는 국내 방산기업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최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의 한국산 무기수입 확대가 국내 방산기업의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재선으로 전 세계 국가의 국방비 확대 시, K-방산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현재 주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 지원 중단이나 나토(NATO)탈퇴 등 글로벌 분쟁에 대한 개입 축소가 그의 재선으로 현실화된다면, 이는 결국 각 국가별로 자체방위력 증강을 위한 무기수입 확대 등 국방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전·현직 미 대통령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로 트럼프 당선 시,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재생 관련 정책이 중단되거나,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 시, 전반적인 신재생에너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기에 주가 모멘텀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IRA법안 수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신 정부초기에는 새로운 인프라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산업재기업의 주가수익률이 좋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향후 두 후보자의 '인프라 정책' 발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산업재 주가상승 기대감은 당선 초기에 생겨날 것으로 판단했다.
 

트럼프 경제정책, 美 증시에 긍정적 작용...강경 외교정책이 관건

한편 연구팀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미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불확실성이 높은 강경 외교정책에 따른 주식시장의 '꼬리위험(Tail Risk)'는 바이든 재임기간 당시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트럼프 경제정책과 과거 2016년 주식시장 흐름을 바탕으로 살펴본 결과, 낮은 법인세율과 규제완화 정책시행으로 기업들의 현금보유량이 늘고 주주환원정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의 감세정책과 관세정책을 바탕으로 2018년과 2019년 산업별 실적 및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실효세율이 높은 내수주 중심의 수혜가 두드러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들은 "미국내 매출비중이 60%를 상회하고 법인세 실효세율이 20%를 상회하는 기업들의 경우 감세효과를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관세정책에 따른 타격은 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에너지, 자유소비재, 필수소비재, 산업재, 금융섹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 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이며 내수중심의 법인세 인하효과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이 안정적인데 오일·가스, 방산, 금융, 필수소비재, 건설 등이 이에 해당되며 일부 대형 파마기업 및 테크기업들도 포함된다"면서 "반면, 중국 익스포저가 높고 글로벌 무역거래에 민감한 화학, 운송,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의 경우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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