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기업 밸류업 PG 성공 위한 4가지 원칙 제시
포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마지막 기회 각오로 해야"
"일부 상장기업들 반발로 실패하면...그 피해는 온전히 청년들 몫 될 것"
日증시 사례 들며 "기업 밸류업 PG, 최소한 3~5년 꾸준히 추진해야"
◆…5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에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돼 코리아 디스카운드가 해소되면 우리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이하 포럼)은 18일 논평을 통해 "저출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저출산과 아울러 대한민국 미래를 위협하는 거대 암초"라며 "금융위, 기재부, 법무부 등 관계 부처가 준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포럼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26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와 같이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와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는 실로 크다고 했다.
포럼은 이어 "OECD 국가 중 주가순자산배수(PBR) 등 주식 밸류에이션은 한국 증시가 가장 낮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국민연금 등 국민의 미래 자산을 굴리는 기관들의 몫으로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연 2%만 높여도 연금 고갈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일부 상장기업들의 반발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실패하면 그 피해는 온전히 우리 청년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럼은 일본 사례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4가지 원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기업은 별도 '기업 거버넌스 개선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포럼은 "현재 알려진 바로는 별도 보고서 없이 기업이 밸류업 계획을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일본의 'Corporate Governance Report' 같이 우리도 별도의 단독 보고서가 필요하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상장사들이 많으므로 영문 보고서 제출을 기본으로 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취지는 좋으나 현실에서는 해당 기업 대표이사나 사외이사들이 존재 여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개별 상장사 IR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보고서' 업로드를 유도해 더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보고서를 읽고 관심을 가지도록 별도의 성과 보고서를 발표하면, 프로그램의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가 밸류업의 주체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포럼은 "일본의 보고서에 이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사 이름을 표기해서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다"면서 "일본 거버넌스 개혁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문제의식을 느낀 기업의 현황 분석 및 개선 계획의 수립 등 초기 및 핵심 프로세스를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가 주도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야기한 장본인이 대주주와 경영진이기 때문에 아직 독립성은 부족해도 이사회에 프로젝트를 맞기는 것이 맞다"며 "이를 통해 기업의 이사회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사들이 주가 밸류에이션 및 자본 비용 증 전문 지식이 부족하면 이사회 비용으로 전문가들(컨설팅회사·회계법인·증권사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면 무리가 없을 것임도 강조했다.
포럼은 아울러 금융위와 거래소 등 관계기관은 주요 장기투자자(국내외 포함)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만들어야한다고 제시했다.
일본 토쿄거래소는 얼마전 23년 4월부터 24년 1월 사이 90개 이상의 우량 장기투자자들(70% 외국 초대형 펀드, 30% 일본 기관투자자)과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 받았다고 밝힌 점을 거론한 뒤 "이런 프로세스는 상장기업이 주주들과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과 다른 별개의 정부 주도의 프로세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금융위와 거래소 임원과 간부들이 국민연금,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 및 외국 초대형 뮤추얼펀드 및 연기금들과 소통하며 수시로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 해주고, 이들로부터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포럼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소한 3~5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럼은 이와 함께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소액주주 권리 보호 등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 및 법제도 실행의 측면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5~10년 앞선다고 보는 등 일본 거버넌스 개혁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 오랜 기간 차분히 기업거버넌스 개선을 준비해 온 점을 들었다.
포럼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차분히 기업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본시장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목표를 시행해왔다. 아주 디테일한 분석과 액션 플랜을 상장사들에게 요구했고 동시에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플랜을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정권이 바뀌고 금융수장이 교체되어도 꾸준히 정책을 추진한 결과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10년간 총 161% (연 평균 10%, 배당 포함시 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총 35% 상승 (연 3%, 배당 포함시 5%) 미국은 총 173% (연 11%, 배당 포함시 13%) 올랐다.
포럼은 "일본 증시의 이와 같은 놀라운 성과는 정부 관련 부처가 나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과 그 성과를 끊임없이 분석하면서 액션플랜을 기업에 요구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장(김주현)과 신임 거래소 이사장(정은보)에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한 공개서한 발표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곳은 상장기업의 이사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를 위해서는 상장회사의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주총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디스카운트를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회가 재무상태표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제대로 된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경우 국내 주요 상장사의 주당 펀더멘털 가치는 50~12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국내 상장사들의 고질적 병폐로 ▲방만하게 운영되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성과 집착 ▲과도한 현금보유 ▲수익이 나지 않는 부동산 투자 ▲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따른 M&A 등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