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부정적 시그널 증가...시장에 긍정적 메세지 없어"[하나證]

김현수 애널리스트, 지난해 "에코프로 주가 과도" 보고서 내기도

'2023년 대한민국 베스트리포트'에서 대상(금융감독원장상) 수상해

金 "이차전지 가치평기 기준점, 美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 지속에 달려"

지난해 상반기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던 에코프로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 처음으로 '비중축소'(매도) 의견을 제시하며 주목받았던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이 최근 이차전지에 부정적 시그널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13일 이배속(이번주 배터리 속이야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업별로 거래소 이전과 액면분할 등 기업가치와 무관한 이슈로 주가 부양 의지 내비치고 있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시장에 전달할 긍정적 메시지가 없음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그는 "3월 초부터 확인하게 될 양극재 수출 데이터 및 미국 전기차 판매 데이터, 공화당 경선 일정. 즉 사실상 후보가 확정되는 슈퍼 화요일(3월 5일)을 고려할 때, Buy&Hold(매수 후 보유)보다는 짧은 트레이딩 전략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이차전지 산업 가치평가(Valuation)의 기준점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 지속 및 각국 전기차 지원 정책 강화 여부에 있다"면서 "개별기업들의 현재 시총은 바닥 수준 근접해가고 있으나, 이 '바닥' Valuation 값을 도출하는 가정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시총의 바닥수준은 LG엔솔 80조원 중반, 삼성SDI 30조원, 포스코퓨처엠 및 에코프로비엠 20조원 초반대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연간 기준 전년대비 55% 증가한 바 있으나, 증가율은 12월은 같은 기간 대비 24%, 올 1월은 19% 증가로 둔화되고 있다"며 "특히 순수전기차(BEV)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9% 증가에 불과해 예상보다 둔화 속도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밀 유출 특검 보고서의 '기억력' 리스크 불거진 이후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며(트럼프 48% vs 바이든 26%), IRA 포함 전기차 지원 정책 불확실성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오는 6월말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독일 정부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기를 연기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라는 견해다. 지난주 전기차 시장과 관련해선 대표적 기업인 테슬러가 단기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주가가 횡보(0.4%)했다고 진단했다. Rivian(+3.7%), Lucid(+2.6%)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은 최근 폭락 이후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전기차 기업인 Li-Auto(+4.6%), NIO(+1.9%), Xpeng(-0.6%)들의 주가 흐름은 상이했다고 했다.

배터리 시장과 관련해선 그는 배터리 대형주 3사 합산 유니버스(LGES, 삼성SDI, SK이노베이션)는 한 주간 +0.5% 상승하며 코스피 대비 +0.3%포인트(p) Outperform(특정주식의 향후 수익률이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상회할 것 예상)했다면서 GM의 긍정적 가이던스 힘입어 LG엔솔 주가는 +1.7% 상승했으나,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각각 2.0%, 2.7%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NE리서치는 2024년 LIB ESS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7% 성장한 235GWh(금액기준 약 53조원, YoY +14%)로 전망했다"면서 "2035년 기준 시장 규모를 618GWh(106조원)을 전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SK on은 미국 조지아 2공장 Ford 배터리 생산라인을 현대차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면서 "현대차의 IRA 세액공제 요건 충족 및 Ford 주문 감소에 따른 결정"이라고 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차전지 소재 합산 유니버스는 한 주간 +4.4% 상승했지만 국내 주요 양극재 기업 주가 흐름은 상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극재 3사 모두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이전상장 및 수익성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 각각 6.3%, 6.8% 상승했으나, 엘앤에프는 상반기 적자 우려 지속되며 3.0%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소재기업은 공급망 리스크 불구 가격 매력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국내외 기업 동향과 관련해선 ▲LG화학이 GM과 2035년까지 약 24조7천억원(물량기준 50만톤 이상, 대수 기준 BEV 350만대 수준 추정)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 체결한 점 ▲LG에너지솔루션이 Ronbay와 LMFP/무(無)전구체/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공동 개발 계획으로 Ronbay가 충주에 하이니켈 양극재 4만톤, LMFP 양극재 2만톤 규모의 공장 건설 중인 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약 150억원 투자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 설비 구축 예정(공장 CAPA는 2024년 6월 약 70톤 규모 예상, 2026년 양산 목표로 CAPA 1200톤까지 확장 계획)인 점 ▲고려아연이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 위해 니켈 사업 및 리튬 제련 기술 개발 본격화 예정인 점 ▲에이프로의 Ultium Cells와 약 37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활성화 장비 공급계약 체결 공시 ▲Piedmont Lithium이 리튬 가격 하락함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직원의 약 27% 해고한 점 등을 언급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한 해 동안 작성한 보고서를 발굴해 평가해 시상하는 '2023 대한민국 베스트리포트'에서 4월 발간한 'Great company, but Bad stock'(위대한 회사, 반면 나쁜 주식)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에코프로의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음을 지적한 내용이 주목받으면서 대상인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이후 세 차례 추가 분석보고서에서 지속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졌고, 그의 분석대로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 7월 고점을 찍고 하향세로 돌아선 바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여전히 고평가되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 주가는 오후 2시 50분 현재 전일 대비 1만7000원(2.62%) 내린 63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7월 26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 153만9000원과 비교해서는 59%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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