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PG 적용해 코리아 디스카운드 해소되면 주가 50∼120% 오를 것"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4대 상장사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삼성전자 13만원·현대차 50만원까지 주가 상승 가능"

자본효율·주주환원 소홀 지적..."기업 밸류업 드라이브 주체는 '이사회'"

이남우 "'밸류업 PG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중요, 강력 추진해야"

한국의 대표적인 상장사인 현대차,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 등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되면 주가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연세대 교수)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장(위원장 김주현)과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사장 정은보)에게 보내는 공개서한과 함께, 주요 상장사에 대한 기업 밸류업 액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현재 금융인, 법조인, 학자, 전문직 종사자 등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포럼은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증시 개장식에서 말한 것 같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자본시장 꿈꾸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희망하고 있고, 최근 금융위가 주도하고 상세한 내용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한국기업의 문제점은 일본과 유사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현재 외국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환호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런 개혁의 중심에는 노무라증권 IB대표 출신 히로미 야마지 도쿄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CEO)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마지 CEO의 요구 사항은 재무상태표가 (의도적으로)방만하게 운영되고 주주환원이 부족한 우리 기업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면서 자본 효율성 및 주주환원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 삼아 2024년 2월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포럼은 "국내 상장사들은 손익계산서 성과에 집착하고 재무상태표를 장기간 방치했다"며 "과도한 현금 보유, 무수익 부동산 투자, 다른 상장사와 자사주 맞교환이 사례이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야마지 CEO가 '스튜어드십 코드'와 2015년부터 시행된 '기업 거버넌스 코드'를 강력 추진한 점을 소개했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경영진은 손익계산서 상 매출·이익·시장점유율에 집착하지 말고, 재무상태표를 파헤쳐 투자자가 관심 있는 자본비용(Cost of capital)과 주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했다.

또한 독립된 이사회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이유를 제대로 분석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발표하고, 개선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즉 단기적 미봉책보다는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계획은 최소한 1년에 한번 업데이트해서 공유하도록 했다.

예로서 일본 대표적 IT기업 히타치의 '기업 거버넌스 리포트'를 보면 KPI(Key Performance Index·핵심성과지표)로 투하자본수익률(ROIC, Return on invested capital)을 도입했고 10%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잉여현금흐름, 배당, 자사주 같은 주주환원 목표가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런 원칙을 근간으로 주주중심 경영을 한 결과 히타치 주가는 5년간 153% 상승했고. PBR은 1배 미만에서 2배로 정상화됐다.

워렌 버핏을 주요 주주로 꼽는 이토추상사는 지난 5년간 주가가 234% 올랐고 PBR이 0.6배에서 1.9배로 상승했다. 이 회사의 '거버넌스 리포트'에 의하면 자본비용 초과하는 ROE 추구, 중기 ROE 목표는 13~16%라고 밝히고 있다는 게 포럼 설명이다.
 

전세계 가장 저평가된 韓기업...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해야

포럼은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같은 간판 상장사들이 국제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탈락한 이유에 대해선 초일류 제품 생산력과 업종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기업이란 점을 꼽았다.

이어 전 세계 기업들은 치열하게 제품 및 기술 경쟁할 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물밑 경쟁을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에서는 산업 구조상 한국·일본·대만 기업들이 항상 비교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기업들은 TSMC를 중심으로 수십 년간 주주친화적 경영으로 국제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가 높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잊혀졌던 일본이 수년 째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우리만 뒤쳐져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간판 기업들은 모두 낮은 PBR배수에서 나타나듯이 2~3류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한국 대표 상장사 시뮬레이션 결과로 먼저 현대차에 대해, 현금투입으로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주주환원을 하면 30만원까지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 삼성동 부지 제3자 매각 추진이 이뤄진다면, 유입 자금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 등까지 이뤄지면 PBR이 0.6배에서 1.0배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종합적으로 현대차 주가가 50만원까지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해선 역시 현금 투입을 통한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주주환원, 우선주 근거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 이사회의 글로벌하고 전문가 중심 업그레이드를 시행할 경우, PBR이 1.4배에서 2.2배로 레벨업 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 주가가 13만원 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의 경우 역시 우선주 자사주 전량 매입 및 소각, 배당성향 50% 제고 등에 근거해 PBR 0.9배에서 1.2배 레벨업을 할 수 있고, 주가는 70만원 이상 가능할 것으로 주장했다.

금융주인 KB금융의 경우 보통주 자본(CET1) 비율을 넉넉하게 초과하는 것을 짚고, 2023년 순이익 50% 주주환원을 가정하면, PBR은 0.45배에서 0.7~0.8배로 뛸 수 있고, 주가도 10만원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장기업들이 영업에만 치중했고 자본 효율성 및 주주환원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3년간 한국 증시는 총주주수익률(배당 포함) 기준 연 2% 손실을 주주에게 안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수익률은 각각 연 +9%, +12%이고, 10년을 보면 미국·일본은 각각 연 +12%, +9%인데 한국은 연 +5%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피해자는 청년들이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못하면 청년들의 미래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청년들에게 금융자산 축적 관점에서 상장기업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정적 주식 투자 성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세금 내느라 허리가 휠 청년들에게는 금융자산 축척 관점에서 상장기업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정적 주식투자 성과가(국민연금 통한 간접투자 포함)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복리 기준 5%를 낸다면, 미국, 일본의 10% 안팎 수익률과 비교할 때 향후 30년 후 수령액이 4배나 차이가 난다고 짚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은 상장사...기업의 결자해지 필요

이남우 포럼 회장은 "금융위가 추진하는 연성 규범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일부 기업의 저항이 예상되나 금융당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주가 할인을 고착화시킨 상장사 스스로 반성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기업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장사들이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후 징벌적 상속증여세를 경감해줘도 늦지 않다"면서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주요한 원인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특히 포럼은 한국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관련 검토할 사항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일본 같이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포럼은 "밸류업 드라이브 주체가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보고서에 이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사 이름을 표기해서 책임과 의무를 강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포럼은 상장사는 계획 발표 후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하고, 상장사는 리스트 공개 전과 공개 후 지속적으로 주요 투자자들 피드백 받아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국은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당국은 프로그램 시행 및 미시행사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해 프로그램을 성실히 추진하는 상장사의 성공 케이스를 공개할 것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