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정산(2023년 귀속소득)을 준비하는 근로소득자라면, 해마다 바뀌는 세법을 신경 써야 한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만 믿었다간, 환급받아야 할 세금을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물론 차후 구제(경정청구)를 받을 수 있지만, 이런저런 절차가 귀찮다면 달라진 연말정산 관련 정보를 미리 파악해두는 게 이른바 '13월의 월급'을 두둑히 챙기는 지름길이다.
신용카드 등으로 문화·전통시장서 지출 늘렸다면
근로자가 한 해 동안 신용카드 등으로 지출한 금액을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고자 한다면, 본인의 총급여(연봉에서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급여)의 25% 이상을 카드로 지출해야 한다. 초과 사용된 금액에서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와 현금은 3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전통시장이나 대중교통으로 쓴 돈이라면 공제율은 40%인데, 올해 연말정산 땐 공제 혜택을 더 본다. 전통시장과 대중교통비 사용액에 대한 공제율은 각각 50%, 80%로 올랐다. 작년 4월 1일(대중교통은 1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 사용분에 한해서다. 도서·공연·미술관·박물관·영화관람료 등 문화비 지출에 대한 공제율은 40%(종전 30%)가 적용된다. 상향된 공제율은 작년 4월 지출분부터 적용되며, 영화관람료 사용분 적용 시기는 작년 7월부터다.
국세청 관계자는 "항목별로 100만원씩 적용하던 공제한도를 통합해 300만원으로 한다"며 "근로자의 총급여액이 7000만원을 넘을 경우,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에 대해서만 200만원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4억원 이하 주택에 살면서 월세 냈다면
국민주택 규모(85m2, 25.7평)보다 큰 집이라도 기준시가가 4억원을 넘지 않으면 월세액에 대한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작년 연말정산(2022년 귀속)까지만 해도 기준시가가 3억원을 넘지 않은 주택만 적용대상이었다. 월세액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소득 잣대는 총급여 기준으로 7000만원(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다.
월세액에 대한 공제율은 10%에서 15%(총급여 5500만원 이하, 12→17%)로 올랐다. 공제한도(750만원)는 작년과 같다.
中企 취업했다면, 소득세 감면 더
현재 중소기업(농어업·제조업·도매업·음식점업 등)에 취업한 청년 등에게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60세 이상 근로자나 장애인, 경력단절여성도 대상이다. 감면율은 70%(청년 90%), 감면 기간은 3년(5년)이다. 근로계약 체결일 현재 기준으로 이 범위에 들면 근로소득세를 깎아준다. 올핸 이 감면한도가 200만원(연 기준, 종전 150만원)으로 올랐다.
중·저소득 근로소득자 세금 부담 줄어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이 조정됐다. 과표 1200만원 이하 구간은 1400만원으로 올랐다. 세율은 종전(6%)과 같다. 근로소득자의 대부분이 속한 과표 4600만원 이하 구간은 5000만원(세율 15%)으로, 다음 소득 구간은 5000~8800만원 이하(24%)로 바뀌었다. 정부는 2022년 7월 이러한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총급여액이 3000만원이라면 근로소득세는 8만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총급여 5000만원, 7800만원일 땐 각각 18만원, 54만원씩 감소한다고 했다.
비과세 되는 식사대는 월 10만원 이하에서 20만원 이하로 올랐다. 또 자녀 나이가 만 8세 이상이라도 자녀세액공제(종전 만 7세 이상, 자녀 1명당 15만원)를 받을 수 있다. 2022년 1월부터 아동수당 지급연령이 만 7세 이하로 확대되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교욱비 세액공제 대상에 대학입학전형료, 수능응시료도 들어갔다.
집 줄인 고령 1주택자, 연금계좌 1억 추가납입 가능
부부 중 1명이 60세 이상인 부부합산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팔고 가격이 더 싼 주택을 살 때 차익 중 1억원(한도)을 연금계좌에 납입할 수 있다. 종전까지 연금계좌 납입 한도는 연간 1800만원(연금저축+퇴직연금)이었다.
연금계좌는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 차원에서 국가가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절세형 상품이다. 나이와 소득 여부에 따라 연간 600만원·900만원까지 납입액의 12%·15%를 세액공제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