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상품을 표준화해 ETN 상장할 경우, 법 바꾸지 않고도 상장 가능
금융위 "현재까지 전혀 검토한 바 없다" 선 그어...과거 검토한 적 있어
지난 17일 한 언론은 'ELS 상장 재추진...투자자 안전판 키운다 [3년만에 꺼낸 ELS 상장]' 제하의 기사에서 "금융위는 홍콩H지수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ELS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홍콩H지수 사태로 ELS의 불완전판매가 도마에 오른 만큼 장외파생상품을 장내화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투자자 보호에 나선다는 복안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이어 "금융위는 공모, 지수형 ELS 상품을 표준화해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상장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며 "ETN으로 상장할 경우 규정이나 법을 바꾸지 않고 바로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위는 우선 코스피2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닛케이225,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등 각 나라의 대표 지수를 기초로 6개월마다 중도상환이 있는 표준화된 상품 구조를 중심으로 상장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ELB)와 95%·90% 보장으로 손실이 제한된 원금 부분보장형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고, 절세효과로 투자자가 급격히 증가한 월 지급식 ELS의 상장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동 보도내용에 대한 설명'이라는 자료를 통해 "금융위원회는 ELS 상장 관련 내용에 대해 현재까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 2020년 ELS 등 장외구조화증권의 거래소 상장을 추진한 바 있어 이 같은 내용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언론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을 인용, "표준화된 ELS를 상장할 경우 직접판매가 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불완전판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이미 한 차례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연구용역도 진행한 바 있어 별도의 규정이나 법 개정 없이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개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중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물량은 총 8조41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 이상이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태이며 현재 시중은행 모두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ELS의 원금 손실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관련 배상기준안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과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 배상비율 기준안을 만들어 금융사와 소비자 간 분쟁에 대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이 배상비율 기준안을 만들면 금융사가 이를 근거로 자율 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