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수산물, 걱정 마세요".. 돌아온 '분석의 달인' 김홍관 주무관

조세일보는 성형가리비관자 제품을 유통이력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통관단계부터 선제적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11월의 부산세관인' 이자 '11월의 관세청 적극행정인'에 선정된 김홍관 주무관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세관 분석실에서 분석과 품목분류를 담당하는 김홍관 주무관입니다. 지난 2009년 7월 세관에 임용되어 올해로 15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세관 분석실, 부산세관 분석실·수입과, 중앙관세분석소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다시 부산세관 분석실로 돌아와 근무하고 있습니다.

Q. 부산세관 분석실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부산세관은 우리나라 최대의 항만 세관이며, 수입수산물의 70%가 유통되는 거점입니다. 분석실은 정확한 품목분류 결정과 적정과세를 위한 수출입물품 정밀분석 이외에도 국민건강 위해물품의 불법반입 차단을 위해 마약류, 안전성 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입수산물의 거점 세관인 만큼 우리 부서는 수산물 분석과 품목분류에 특화돼 있습니다.

Q.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수입 수산물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봄여름 사이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예고한 뒤, 지난 8월 24일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이 결과, 수입 수산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힌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져 수산물 소비 자체가 위축했습니다.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세관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수입 수산물 안전관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예고 이후, 올해 봄 저에게 한 통의 민원상담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냉동가리비관자에 대한 세번(세율번호)을 묻는 민원이었는데, 상담 과정에서 수입가리비관자에 대한 신고오류, 수입제도상의 누락 등 가리비관자 안전 확보에 필요한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민원인에게 적정 품목분류 세번과 통관단계 조치 필요사항을 먼저 말씀드렸고, 대책 마련을 위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수입 가리비관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리비에서 분리해 손질한 관자이고, 두 번째는 가리비관자 조각이나 부스러기를 뭉쳐 만든 성형가리비관자입니다. 가리비에서 분리만 한 관자는 통살 스테이크, 성형가리비관자는 분쇄육을 뭉쳐 만든 함박스테이크와 비슷합니다.

지난해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가 개정되면서 성형가리비관자와 가리비관자의 품목분류 세번이 구분됐습니다. 관련법령과 고시를 검토한 결과, 가리비관자는 수입 유통이력관리대상 품목이었으나, 가리비관자 조각 등을 뭉쳐 만든 성형가리비관자는 가리비관자보다 품질이 낮고 원산지가 일정치 않은 여러 가리비 조각으로 제조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했으나 수입 유통이력관리 대상에서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성형가리비관자 관련 세번이 신설됐지만 표준품명이 지정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그 외 가리비관자 관련 세번의 표준품명 체계에도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을 관리하기 위해선 품목 분류 코드 권한이 필요하고 수산물과 수입요건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도 필요합니다. 부산세관 분석실은 관리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어 문제 해결에 적합했습니다.

다만 수입수산물 유통이력 관리업무는 2020년 10월 1일부터 해수부로 이관됐기 때문에 수입 유통이력 신규 지정이 필요한 수산물의 경우 본청을 거쳐 해수부에 신규 지정 요청을 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성형가리비관자의 수입 유통이력대상 신규지정을 위해 본청 공정무역심사팀과 해양수산부와 꾸준히 협의해 공감대를 형성한 후, 본청의 협조를 받아 수입유통이력대상 신규지정 요청서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했습니다. 또 가리비관자 표준품명 신규 지정·추가 등의 개선 필요사항에 대해선 본청 통관물류정책과 협의해 타당성 검토 보고서와 개선안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성형가리비관자를 수입 유통이력 대상으로 추가·개정한 해양수산부 '수입수산물 유통이력 관리에 관한 고시'가 2023년 9월 1일부터 시행됐고, 성형가리비관자의 표준품명이 반영된 가리비관자 표준품명체계가 개선됐습니다.

Q. 해수부와 협력을 하셨다고 하는데, 기관끼리 협력이 자주 있는 편인가요?

수출입물품의 관리·단속을 담당하는 세관은 유관부처와 협력을 곧 잘합니다. 수산물에 대해선 해양수산부와. 마약류나 불법·유해식·의약품은 식약처·국과원·대검찰청, 폐기물·화학제품은 환경부, 전기용품·어린이제품은 산업부와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오염수 방류 이전에 국민 안전을 위해 수입가리비관자의 안전관리체계를 긴급히 구축해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기관 간 공감대 형성, 적극적인 협력, 꾸준한 소통과 내·외부 고객의 협조로 큰 어려움 없이 4개월 만에 성형가리비관자의 수입 유통이력관리 대상 법제화와 표준품명 개선 등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Q.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들려주세요.

국민 식탁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급한 상황이라 부담이 컸지만, 담당 업무인 분석 업무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타법령 고시개정과 수입 제도의 문제점 개선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고시개정과 표준품명 체계의 개선 후에도 유관기관의 이해 돕기 위한 자료를 작성했습니다. 본청과 함께 민원인에게 관련 내용도 지속 안내했습니다. 이 결과, 수입가리비제품 안전관리 체계가 빠르게 정착하면서 민원인의 신고오류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이번 일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수호하고 수입자의 신고 오류를 예방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업무 추진에 많은 도움을 주신 본청 공정무역심사팀 채정균 사무관님, 김정민·이기범 주무관님, 통관물류정책과 김희진 사무관님, 김홍성·박상현 주무관님, 해양수산부 수산물안전관리과 홍성현 사무관님, 신은정 주무관님,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김현주 사무관님 그리고 분석실(관) 동료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Q. 원전 오염수와 관련 수입수산물 대응책으로 무엇을 준비 중이신가요?

부산세관 분석실은 수입 수산물에 대한 품목분류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신고 오류 예방을 위해 수입 관리가 필요한 수산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상시 위험 동향 정보를 제공하며, 우범 품목 및 원산지에 대한 타겟팅 선별 기준을 개발하는 등 세관 특성에 맞는 다각도의 위험 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