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증시 하방지지 및 거래대금 증가 이어져"...하나證 '진단'

하나證, 과거 3차례 공매도 금지 기간 증시 및 거래대금 추이 분석

블룸버그·로이터 "韓,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데 큰 제약될 것"

금융위원회는 오늘(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8개월 간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해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한 가운데, 과거 사례로 보면 공매도 금지는 증시 하방 지지 및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하나증권은 6일 관련 분석보고서를 통해 과거 3차례의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되어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안영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전과 후 동기간의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을 비교해보면 2008년(6.3조원→7.4조원, 17%↑), 2011년(9.0조원→9.4조원, 4%↑), 2020~2021년(9.8조원→27.2조원, 178%↑) 모두 증가했다"며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증권주 등 금융 업종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낮아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수급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수급 모멘텀은 크지 않더라도 이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전날인 5일 오후 4시30분 임시금융위원회를 열고 6일부터 2024년 6월30일까지 8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있다. 따라서 6일부터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전 종목 공매도가 내년 6월말까지 금지되는 셈이다.

안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금지 이유는 시장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공매도 시 기관과 개인의 다른 차입조건 해소와 불법 공매도 방지 등을 위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달 1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잔고가 가장 높은 산업은 철강금속(1.3%)이며, 금융업·증권·보험은 각각 0.5%·0.4%·0.3% 수준으로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수급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이번 한국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발표를 두고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는데 큰 제약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스마트카르마 홀딩스의 분석가 브라이언 프레이타스의 "공매도 금지로 더 이상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일부 종목에 큰 거품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는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영향력 있는 지수 제공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한국을 선진국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요인 중 하나로 공매도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시장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규제당국의 발표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도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