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나타난 초능력자들.. "베개 속 마약도 다 보여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한 지난 2020년 당시 건당 평균 적발량은 213g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엔 1015g으로 3년 만에 약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마약 단속에 집중할 필요성을 느껴, 위험화물 분석 부서와 검사 부서로 구분됐던 부서를 한 팀으로 묶어 마약 단속을 전담하는 '정보분석팀'을 새로 구성했다. 그 결과, 베개로 수입신고한 물품에서 특송물류센터 개소(2013년) 이래 최대량의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약 11kg를 발견하는 등 탁월한 실적을 만들었다.

조세일보는 인천공항세관 특송우편총괄과 특송화물 정보분석팀을 만나, 마약 전담부서 운영의 이점과 그 단속 효과에 대해서 들어봤다.

Q1.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인천공항세관 특송우편총괄과 특송화물 정보분석팀은 전국에서 마약적발을 가장 많이 한 팀 가운데 하나로, 저는 이 자랑스런 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조주성 계장이라 합니다.

우리 분석팀은 마약을 위험관리 중점대상을 정하고 반입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9년 구성됐습니다. 당시 4명의 인원으로 출발했는데 마약단속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3명이 더 늘어 7명이 됐습니다. 현재 채명석, 목동석, 이경란, 최인미, 한유영, 문시은 주무관이 함께 우범 화물을 분석하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2. 특송화물 정보분석팀은 마약전담부서인데 전담부서 운영의 이점이 무엇인가요?

A. 전국 세관에서 마약조사부서를 제외하고 마약정보분석을 전담으로 하는 팀은 흔치 않습니다. 저가신고, 부정수입 등 세관에서 단속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다양한 대상을 단속하는 것보다 마약만을 집중해서 분석하고 단속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업무의 집중도나 효율성이 높습니다. 또 일관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노하우 발굴이나 적발 패턴을 찾기가 유용합니다.

저희는 정보분석을 통해 우범화물을 선별하고 이 화물을 검사합니다. 정보분석을 잘해서 우범화물을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검사를 해야 적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관실적 중 마약적발 사례를 추출하고 그 자료에서 우범 송, 수하인을 선별해 검사대상으로 지정합니다.

또 마약 적발 즉시 송수하인 주소, 은닉 제품 등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검사대상을 선별합니다. 물론 마약반입 동향 등 정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약만을 전담으로 하다 보니 적발실적이 지난 2022년도 적발량이 2020년도 대비 약 40% 증가했을 정도로, 마약전담팀 운영 후 괄목할 만한 적발실적을 창출했습니다.
A. 일반적으로는 위험화물을 선별하는 부서와 검사부서는 구분돼 있습니다. 분석 담당 부서에서 우범화물을 지정하면 검사부서 또는 검사업무 담당자가 해당화물을 검사합니다. 분석과 검사 담당자가 서로 구분돼 있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고 상호 소통이 원활한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분석 담당자가 생각하는 우범성과 검사 담당자의 검사방향이 다른 경우 정확한 검사와 피드백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또 검사과정에서 확인된 내용과 경험이 우범화물 선별에 유용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과 검사를 부서 하나에서 진행토록 했습니다. 그 결과, 선별 적중률과 검사 정확성을 높이면서 업무의 효율성까지 개선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었습니다.

Q4. 마약을 반입하려는 사람은 몰래 들여오기 위해 노력할 텐데요. 정보분석팀은 마약을 어떤 방법으로 적발하나요?

A. 마약은 반입하려는 사람과 잡으려는 사람의 머리싸움입니다. 밀반입하려는 사람은 어떤 패턴으로 수입해야 세관의 단속을 피할지, 어떻게 숨겨야 검사를 회피할지 등을 연구하겠죠. 반면 저희는 어떤 물건에 어떻게 숨겨서 반입할 가능성이 큰지, 우범 물품을 은닉한 방법이 무엇일지 계속 찾아내려고 고민합니다.

특송 화물로 마약이 주로 반입되는 지역은 동남아 지역의 골든트라이앵글(태국, 미얀마, 라오스)과 남미, 미국, 아프리카 및 유럽 등 마약이 주로 생산되고 또 소비되는 곳들입니다. 저희 팀은 이 지역에서 반입되는 화물들을 집중 분석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마약 적발 시 통관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기존 마약 적발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지속해 업데이트해 차곡차곡 정보를 쌓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 정보와 해외 적발사례를 접목해 최근 트렌드를 분석하고 또한 관세청 통합위험관리시스템과 빅파인더(우범성 연관분석 시스템)를 활용해 마약 반입이 우려되는 화물과 수하인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A. 저희가 정보분석을 통해 우범화물을 선별하는데 오전 선별을 마치고 검사장으로 걸어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날도 검사지정 해놓은 화물들이 잔뜩 쌓여서 '오늘도 땀 좀 흘리겠구나' 생각하고 검사를 시작했는데 계속 허탕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베개로 수입신고 한 물품을 촉수검사하는데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졌습니다. 베개 내에 뭐가 있겠나 싶어 반복해서 만져보는데 뭔가 이상한 겁니다. 그래서 X-ray로 검색하니 내부에 이상 음영이 보였고 이온스캐너 등 마약탐지장비로 확인한 결과 마약 반응이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있다는 확신이 들어 과감하게 파괴검사를 진행했는데, 베개 내부에 비닐로 얇게 포장하고 그 위에 은박지로 이중 포장해 은폐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이틀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총 5건이 밀반입되었고, 저희는 이 화물을 모두 선별해 메스암페타민 총 10.88kg을 적발했습니다.

적발된 양은 특송물류센터 개소 이래 센터 적발 건 중 최대량이었습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사르르 녹았고, 팀원들과 함께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Q6.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특송통관센터에 하루 반입되는 화물이 약 15만 건이 넘습니다. 팀 전체가 이 수많은 화물 정보를 밤을 새워 가며 분석합니다. 그리고 마약 우범성이 높은 화물을 검사화물로 선별하고 검사하는데, 상반기에 만 약 1만 건이 넘는 화물을 검사했습니다.

검사 물량이 많다 보니 저희도 사람인지라 때때로 지칠 때가 있습니다. 연간 해외직구 등 특송물량은 늘어가는데 한정된 인원으로 검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 1g의 마약도 국내 밀반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을 굳건히 지키면서 팀원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이겨내고 있습니다.

Q7. 가장 뿌듯한 순간은?

A.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마약의 국내 유통 실태를 보면서 세관직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저희 팀은 특송화물을 이용한 마약 밀반입을 막아내는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 '마약은 언제 어디서나 밀반입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긴장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밤을 새워 가며 근무하다 보니 늘 피곤하긴 하지만, 팀원과 함께 분석한 화물에서 마약을 적발할 때가 가장 보람 있고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