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2조원대 유상증자 발표에 주가·목표가 '하락'

한화오션, 23일 시설자금 조달 등 위해 2조원 유상증자 결정 공시

증권가, 자금 전액이 신규투자 투입엔 '긍정적', 주당 가치 하락엔 '우려'

2조원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한화오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아울러 증권가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돼 주가 약세가 우려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23일 시설자금 등 2조원을 조달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은 해외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친환경 연료 기반의 추진체계 및 친환경 운반선 기술 고도화 등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4일 오전 10시20분 기준 한화오션은 3.98%(1500원)하락한 3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장중 5%대까지 떨어졌지만 조금 회복하는 모양새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증시에서는 악재로 여겨진다.

증권가에서도 유상증자로 마련된 자금 전액이 신규 투자에 투입돼 역량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되면서 주당 가치가 떨어진다면 당분간 주가 약세를 우려했다.

이동헌 연구원은 "당분간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향후 6개월 수익률이 -10∼10%일 때 부여하는 '트레이딩 매수'로 한 단계 낮췄다. 다만 목표주가는 기존 3만원에서 3만3천원으로 높였다.

이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잠수함·수상함·호위함 등의 방산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및 풍력 등에 기반한 선박·해상풍력 사업 역량을 갖고 있고, 이번 증자 자금으로 사업 확장의 퍼즐을 맞추게 됐다"며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성장할 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투자 회수 시점은 오는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시점인데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며 "주당가치 희석을 고려해 목표가를 3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도'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한화오션의 목표가를 기존 3만55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한영수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선다"며 "당장은 대규모 신주가와 높은 할인율로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교보증권도 이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보유'와 3만2천원으로 낮췄다.

한편 NH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의 대규모 유상증가 결정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연승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상환이 아닌 전량 신규 투자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며 "특수선 부문에서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건조 역량을 확대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지난 5월 23일 사명을 바꿨다.